롯데 자이언츠 주전 3루수 황재균의 전반기는 화려했고, 올스타 브레이크는 즐거웠다. 전반기 황재균은 타율 3할6리에 홈런 22개 65타점으로 대활약을 펼쳤다.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는 1위를 차지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황재균은 후반기 심한 부침을 겪었다. 후반기 타율은 2할5푼3리, 전반기 85경기에서 홈런 22개를 치며 장타자 변신에 성공했지만 후반기 42경기 홈런은 단 2개 뿐이다. 지난 겨울동안 장타 증강을 위해 구슬땀을 쏟았고, 실제로 홈런 커리어하이를 전반기에 수립하며 30홈런 등극도 노렸지만 후반기 골이 너무 깊다.
6월 한때 타율 3할3푼3리까지 올랐던 황재균은 후반기 부진에 시달리며 9월 9일 기준 시즌 최저인 2할8푼5리까지 내려갔다. 9월부터는 아예 선발에서 빠지는 날이 많았는데, 무려 9경기 연속으로 안타를 치지 못하기도 했다.

이제 황재균은 길었던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선발로 출전하기 시작한 8일 문학 SK 와이번스전부터 10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3경기 연속 안타를 날리면서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특히 10일에는 3안타 경기를 펼치며 팀의 4-3 역전승을 이끌었다. 황재균의 3안타 경기는 지난 달 17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19경기 만이다.
경기 후 만난 황재균은 다소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최근 타격부진에 대해 "타격 시 왼쪽 다리와 상체가 무너지는 현상이 계속돼 인천 경기때부터 장종훈 코치님과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 타격포인트가 뒤에 있는 것도 고치기 위해 신경쓰며 타격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 황재균이다.
무엇보다 황재균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는 "차라리 이유를 알면 고치면 되는데, 정말 이유없이 부진하니 미칠 것 같았다. 집에서도 멍하니 야구생각만 하고 있었다. 벤치에서 쉬면서 타격감을 되찾고자 했지만 그게 쉽지는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나마 황재균에게 위로가 된 게 있다면 팀 성적이다. 황재균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지만 롯데는 9월 이후 7승 1패 1무로 상승세를 타 단독 5위로 뛰어 올랐다. 황재균은 "당장 2군으로 가라는 댓글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면서 "내가 못해도 팀이 잘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안 그랬으면 훨씬 더 비난이 심했을 것 아닌가"라고 고개를 저었다.
올해 황재균은 3번 타자 자리를 꿰찼다. 롯데 3번 자리는 황재균에게 자존심과도 같았지만 최근에는 8번 타자로 나오고 있다. 타순이 뒤로 밀렸지만, 황재균은 "지금은 타선에 신경을 쓸 때가 아니다. 5강 싸움에서 반드시 우리 팀이 이기는 것만 집중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cleanupp@osen.co.kr
부산=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