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오면 좋다. 마음이 편하더라".
SK 내야수 이대수(34)이 이적 후 처음 야구인생 전성기를 누린 대전을 찾았다.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 SK 유니폼을 입고 480일 만에 적으로 친정팀을 만났다. 익숙한 사람들과 환경 속에서 반가움을 감추지 못한 이대수는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적시 2루타 포함 2안타 멀티히트로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이대수는 1-0 근소하게 리드한 7회초 2사 2루에서 대타로 투입됐다. 한화에서 어려운 시절 함께 한 선배 박정진과 승부를 벌였다. 이대수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박정진의 직구를 공략, 중견수 키 넘어가는 1타점 2루타로 승기를 SK 쪽으로 가져왔다. 9회에도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멀티히트로 친정팀 한화를 울렸다.

이대수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뛴 것은 한화 소속이었던 지난해 5월18일 SK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6회말 1사 만루에서 대타로 등장, SK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2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그리고 이날 480일만의 대전 경기에서도 대타로 결정타를 때리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대수는 "오랜만에 대전에 왔다. 오래 뛰었던 곳이라 그런지 심적으로 편안했다. 적으로 오게 돼 기분이 조금 묘했지만 특별히 전투력이 상승하거나 하는 건 없었다"며 웃은 뒤 "(박)정진이형과 승부도 어색했다. 슬라이더가 많이 안 와 직구를 받아 쳤다. 중요한 상황이었지만 특별한 것 없이 마음이 편하게 느껴졌다. 한화가 친정팀이기도 하고, 좋은 기억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대수는 지난 2010~2014년 5년간 한화에서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심각한 선수난을 겪던 시절 한대화 전 감독이 김경문 당시 두산 감독에 읍소하다시피해서 한화로 데려왔다. 한화에서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은 이대수는 2011년 첫 3할 타율(.301)과 함께 눈물의 골든글러브까지 받았다.
2013년 시즌을 마친 뒤에는 한화에서 4년 총액 20억원의 FA 계약까지 체결하며 부와 명예를 누렸다. 비록 지난해 6월 포수 조인성과 트레이드 돼 SK로 떠났지만 한화는 여전히 그에게 좋은 기억을 안겨주는 친정팀이다. 이날 경기 전후로 모처럼 만난 한화 관계자들과도 웃으며 인사했다.
이대수는 SK에서 반복된 부상에 시달리며 고생했지만 최근에는 공수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타선이 침체된 SK는 이대수의 방망이를 필요로 하고 있다. 화려한 대전 복귀전을 통해 SK의 5위 희망을 살린 이대수, 11일 시즌 마지막 대전 경기에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