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진용을 갖췄던 두산 베어스 불펜이 최근 다시 흔들리고 있다. 팀의 연패도 5연패로 길어졌다.
두산은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3-5로 역전패했다. 지난 2일 잠실 SK전에서 승리하며 시즌 최다인 5연승을 한지 일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 시즌 최다 연패인 5연패를 당한 것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유희관까지 선발로 내고 경기 중에도 적극적으로 번트를 대며 필승 의지를 보였지만 역전패한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3-2로 앞선 8회초에 1사 1, 3루 위기를 맞이하자 필승 카드인 이현승을 투입했지만 곧바로 브렛 필을 상대로 3점홈런을 맞아 승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8월 두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3.96으로 10개 팀 중 2위였다. 이는 꾸준한 성적의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9월 들어서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7.11로 크게 올라갔다. 시즌 전체로 봐도 5.65로 리그 최하위다. 시즌 내내 선발과 타선의 힘으로 버텼다는 달갑지 않은 소리를 듣다 8월엔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다시 힘겨운 시기가 찾아왔다.
진야곱, 함덕주, 이현승 등으로 구성된 필승조는 좌완 일색이다. 김태형 감독은 10일 경기를 앞두고 "(오)현택이는 몸 상태가 많이 떨어져 있다. 지금은 필승조로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이기는 상황에 내보낼 수 있는 것은 좌완투수들과 (노)경은이 정도다"라고 말했다. 옆구리가 좋지 않은 오현택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는 것이 김 감독의 고민이다.
선발로 활용하기 전 임시로 불펜에 두고 있는 더스틴 니퍼트 역시 코칭스태프의 믿음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김 감독은 "몸 상태나 감각에는 이상이 없다"고 했지만 "어깨가 아픈 뒤 돌아왔을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타자들을 상대로 카운트를 많이 빼앗겼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적극적인 승부로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고 있지 못한 것이 부진으로 연결되고 있다. 니퍼트가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하며 불펜의 좌우 불균형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노경은과 함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은 윤명준이다. 한용덕 투수코치는 그에 대해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 퓨처스리그에서 봤을 때 표정이 밝아 보여서 1군에서도 그렇게 하라고 했는데 피칭도 좋아졌다. 도망가는 모습이 없어졌다"며 긍정적으로 평했다. 윤명준은 1군 복귀전인 지난 8일 목동 넥센전에서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유희관이 7이닝을 2실점으로 잘 틀어막아 불펜이 많이 소모되지는 않았지만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11일 잠실 KIA전에서는 이현호가 선발 등판함에 따라 유희관이 있던 전날보다 불펜이 책임져야 할 몫이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긴 연패를 끊고 고비를 넘기 위해서는 불펜이 8월의 모습으로 돌아와야만 하는 상황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