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이 강해졌나?
가파르게 하향곡선을 긋던 KIA가 최근 2연승을 거두며 5위의 꿈을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을 잡으면서 5위 롯데에 반경기차 6위에 올랐다. 더욱이 2연승이 모두 상위팀을 상대로 역전으로 이겼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무력하게 물러났던 앞선 12경기와는 판이하게 달랐다.
KIA는 올해 역전승이 30승으로 넥센(34승), 두산(33승), 한화(33승)에 이어 전체 4위에 랭크되어 있다. 반대로 역전패는 23패로 10개 팀 가운데 가장 적다. 작년과는 달리 공격 뿐만 아니라 불펜과 수비에서 추격과 방어의 힘이 생겼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KIA는 7회까지 앞선 경기 승률은 48승6패(.889)로 전체 6위이다. 즉, 7회까지 앞서다 6번의 블론세이브를 하면서 졌다. 반대로 7회까지 뒤진 경기를 뒤집은 것은 5차례 밖에 없다. 이것도 6위이다. 그런데 주목할만한 것은 최근 2경기를 모두 중반 이후인 6회와 8회 뒤집었다는 점이다.
지난 9일 NC와의 광주경기에서 0-2로 뒤지다 5회 한 점을 추격했고 6회말 이범호와 김민우의 연속타자 홈런 등을 앞세워 3득점, 승부를 뒤집었다. 8회말에는 두 점을 추가해 6-2로 역전승을 결정냈다. NC의 필승조 투수들인 최금강, 김진성을 상대로 3점을 뽑아내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다음날인 10일 잠실 두산경기에서도 2-3로 뒤진 8회초 브렛 필의 역전 스리런포로 승부의 물줄기를 바꾸었다. 백용환이 7회초 동점포를 터트렸으나 7회말 로메로에게 솔로포를 맞고 승기를 건네는 듯 했다. 그러나 까다로운 유희관이 내려가자 함덕주를 공략해 1사 1,3루를 만들었고 이현승이 등장하자 필이 잠실 첫 홈런을 역전포로 장식하고 승기를 잡았다. 이날도 역시 두산의 필승조 투수들을 상대로 공략에 성공했다.
KIA는 8일까지 펼쳐진 12경기에서 2승10패로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두 경기를 모두 내주었다면 KIA의 5위 꿈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불리한 상황에서도 끈질긴 뒷심을 발휘해 경기를 뒤집는 힘을 보였고 5위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KIA에게는 더 없이 귀중했던 이틀 연속 역전극이었다. 특히 삼성-NC-두산의 상위팀과 고난의 6경기에서 일단 3승을 확보한 점도 커다란 수확이었다.
역전이 가능했던 또 다른 이유는 스틴슨과 임준혁 두 선발투수들이 잘 버텼고 불펜투수들도 제몫을 했기 때문이다. 타자들도 적시에 귀중한 홈런포를 날리는 등 투타에서 밸런스가 맞았다.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5강 와일드카드에 대한 구성원들의 강한 열망도 한몫했다. 4~5선발이 나서는 11일(잠실 두산),12일(광주 LG)전에서도 그 뒷심을 이어질 것인지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