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료에 대한 홍보(?)에 들어간 것일까. 최근 연이은 홈런포로 장타력을 과시하고 있는 강정호(28, 피츠버그)가 지난해까지 한 팀에서 뛰었던 박병호(29, 넥센)를 한껏 치켜세우며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강정호는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성공적인 MLB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강정호를 영입한 피츠버그마저도 예상하지 못했을 성적일 법하다. 강정호는 10일(이하 한국시간)까지 119경기에 나가 타율 2할8푼7리, 출루율 3할5푼7리, 장타율 0.469, 15홈런, 56타점을 기록 중이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는 4.0에 이른다. 팀 내 야수 2위다.
9일 신시내티전에서는 비거리 144m짜리 대형 홈런을 터뜨렸고 10일 신시내티전에서는 MLB 진출 후 처음이자 올 시즌 팀 첫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미 언론의 시선을 한 몸에 모았다. 이런 강정호의 활약은 KBO 리그의 야수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간 “MLB에서 통할만한 선수들의 집합소는 아니다”라는 선입견이 있었던 KBO 리그지만 류현진과 강정호의 맹활약은 이런 시선을 통쾌하게 바꿔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트리뷴’은 “강정호는 신시내티전에서 첫 만루 홈런을 쳤고 KBO 리그의 타자들도 MLB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라면서 이 부분에 대한 강정호의 반응을 실었다. 강정호는 ‘MLB에서 성공할 수 있는 KBO 타자들이 얼마나 되는가’라는 질문에 확답은 피하면서도 박병호의 이름은 잊지 않았다.
강정호는 “박병호는 MLB에서 큰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선수다”라고 확언하면서 “박병호는 나보다 더 뛰어난 힘을 가진 선수다”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강정호는 “다른 선수들은 딱 집어 말하기 어렵다. KBO 리그에서의 성적이 이곳에서 어떻게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라고 덧붙였다. 타 팀 선수의 평가에 대해 최대한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박병호의 성공 가능성은 힘주어 강조한 것이다.
굳이 강정호가 예상하지 않아도 이미 그 답을 찾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MLB 스카우트들은 대거 KBO 리그 경기장을 찾아 투수들은 물론 그간 잘 눈여겨보지 않았던 야수들까지 점검하고 있다. ‘제2의 강정호’를 찾기 위한 움직임인 셈이다. “내가 잘해 KBO 리그 선수들도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라는 강정호가 시즌 전 다짐을 잘 실천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