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과 진솔함.’ 현대차는 신형 ‘아반떼’를 출시하면서 신뢰도 회복을 위해 남양연구소의 문을 열었다. 앞서서는 ‘LF 쏘나타’의 내수용과 북미용의 품질 논란에 직접 정면 충돌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9일 현대차는 경기도 화성시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신형 ‘아반떼’ 출시 행사를 개최, 신형 ‘아반떼’로 연구소의 주행시험로를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신형 ‘아반떼’를 비롯한 현대·기아차 모델들의 엄격하고 혹독한 개발 과정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이튿날에는 일부 소비자들도 초청해 행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언제나 현대차의 바람과 달리 시장에서는 품질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고, 이번에도 출시 전부터 온라인 상에서 현대차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현대차는 남양연구소를 공개하기로 결정, 보안상 신형 ‘아반떼’ 외에는 촬영이 불가했다.

연구소 주행시험로에서의 운전은 라이선스 보유자만 가능해 주행체험은 조수석에 동승한 채 약 10분이 소요되는 A코스와 B코스, 그리고 더 짧은 슬라럼과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을 체험했다. A코스는 고속 조종 안정성과 승차감을, B코스는 수밀, 저마찰, 모형(노면), 고속주회로로 구성됐다.
다양한 곡선 구간에서 중고속 시 차체제어와 타이어, 핸들링 성능이 충분한지,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유수 현상은 없는지, 눈비가 많은 지역에서도 제동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는지, 노면이 고르지 못한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등 다양한 도로에서도 적절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지 등을 알아보는 과정이다.
앞서 지난 8월 23일에는 ‘쏘나타 30주년 기념 행사’에서 수출용 ‘쏘나타’와 내수용 ‘쏘나타’의 정면 충돌이라는 무모한 시연을 벌이기도 했다. 자칫하면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이벤트였지만 그만큼 현대차는 절박했다.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결정이었다.

‘짜고 치는 판’ 논란 방지를 위해 국내용 생산 공장인 아산공장과 북미용 생산 공장인 앨라배마 공장에서 유명 블로거와 자동차학과 교수가 직접 방문해 무작위로 차량을 선택해 혹시나 하는 경우를 대비해 차량 여기저기에 손도장과 사인을 남기고 돌아왔다.
충돌 시험 시 속도는 법규(48km/h)보다 가혹한 58km/h. 승객의 안전 확보를 위한 운전석과 조수석의 에어백, 운전석 무릎 에어백이 모두 터졌고, 전면 유리가 들어가는 양 측 A필러는 원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탈출을 위한 조건인 운전석과 조수석의 차문도 모두 열렸다.
그리고 현대자는 지난 주말인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중구 을지로가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이하, DDP)에서 ‘쏘나타’ 1세대부터 신형 ‘LF 쏘나타’를 전시하면서 정면 출동 시험에 쓰였던 두 대의 차량도 그 자리에 가져다 놨다.
DDP 앞에 자리잡은 2개층의 컨테이너 박스와 대형 자동차는 당연히 행인과 DDP 방문자들의 시선을 잡아 끌었고, 순식간에 ‘쏘나타’ 전시장 앞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역시나 메인에 전시된 해괴한 꼴을 하고 있는 두 대의 ‘LF 쏘나타’에 이목이 쏠렸다. 찌중국과 일본, 대만 등의 이웃 나라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곳인 만큼 찌그러져 있는 두 대의 ‘쏘나타’ 앞에서는 한국어 외의 언어들도 들려왔다.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충돌 한 ‘쏘나타’를 유심히, 살뜰히 살펴보는 이들도 대다수였다.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개 중에는 불신의 끝을 달리는, 여전히 현대차의 꼼수를 의심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잘 만들었다” “현대차가 이번에는 제대로 하긴 하려나 보다” “자신 있으니 이렇게 하는 것 아니겠냐”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그러면서도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처음부터 소통하고, 국내 소비자들을 챙겼다면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일도 없었을 것” “이제라도 소통을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판은 이미 넘어간 것 같다”며 서운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 수입차 연간 판매량 20만 대 돌파가 확실시 되고 있는 가운데, 내주 기아차 신형 ‘스포티지’ 출시도 앞두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fj@osen.co.kr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형 ‘아반떼’ 출시행사, ‘LF 쏘나타’ 내수•수출용 정면 충돌 시험 현장, DDP에서 진행된 ‘LF 쏘나타’ 전시회(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