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보면 행복한 고민일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주 중대한 고민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두고 있는 LA 다저스의 가을야구 1선발이다. 클레이튼 커쇼(27)와 잭 그레인키(32)라는 완벽한 선택지를 가지고 있는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의 선택도 흥미로워졌다.
미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시즌 막판 가장 흥미로운 화두 10가지’를 뽑았다. 이 중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물음은 역시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1선발 결정이다. 최근 2년간은 ‘에이스’ 커쇼의 첫 경기 선발 출격에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8월 부진하며 지구 2위 샌프란시스코의 추격에 시달렸던 다저스는 다시 힘을 내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굳혀가고 있다. 11일(이하 한국시간)까지 80승59패(.576)를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와의 승차를 8.5경기까지 벌렸다. 이런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전체로 봤을 때 중부지구 1위 세인트루이스(.629)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성적이라면 동부지구 1위인 뉴욕 메츠와 5전 3선승제의 디비전시리즈를 벌인다.

만약 시리즈가 5차전까지 흘러갈 경우 1선발은 가장 중요한 1차전과 5차전에 나서야 한다. 1선발 투수가 시리즈를 조기에 끝내거나 탈락을 막기 위해 4차전에 등판한다면 더 중요한 임무를 갖는다. 여기서 다저스는 커쇼와 그레인키를 선택할 수 있다. 커쇼는 팀 부동의 에이스고, 그레인키는 올 시즌 리그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투수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강력한 카드다.
하지만 그 카드 중에서도 더 효율적인 카드를 뽑아 쓰기 위한 욕심은 당연한 일이다. 커쇼는 올 시즌 28경기에서 13승6패 평균자책점 2.15의 성적으로 지난해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 중이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약했다는 변수가 있다. 커쇼는 통산 포스트시즌 11경기(선발 8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5.12로 부진했다. 지난해에도 세인트루이스를 만나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82를 기록하며 팀의 탈락을 막아내지 못했다.
그레인키는 올 시즌 시즌 28경기에서 16승3패 평균자책점 1.68이라는 환상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다만 ESPN은 현재 메츠의 팀 구성상 우완보다는 좌완이 이점을 가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커쇼가 나설 경우 메츠의 플래툰 전략에 따라 마이클 콘포토가 벤치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며 커티스 그랜더슨이나 루카스 두다를 상대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메츠 이적 이후 맹활약 중인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는 좌완(.290 wOBA)보다는 우완(.368 wOBA)에 훨씬 강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ESPN은 “매팅리의 큰 결정이 될 것”이라며 예측이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한편 다른 물음은 코리 시거(LA 다저스)의 주전 유격수 부상 여부, 아담 웨인라이트가 복귀 채비를 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의 1선발, 마커스 스토르맨(토론토)의 활약 여부, 이적 이후 다소 부진한 조니 쿠에토(캔자스시티)의 활약 여부, 마크 테세이라(뉴욕 양키스)의 정상적인 몸 상태 회복 속도, 시즌 막판 원정 경기가 많은 휴스턴의 변수, 클리블랜드의 와일드카드 레이스 복병 출현 가능성, 아메리칸리그 포스트시즌 진출 팀들이 이에 대비한 선발 로테이션을 어떻게 정리한 것인지에 대한 여부, 맷 하비(뉴욕 메츠)의 이닝 논란이 뽑혔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