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역행" 한화, 변칙+무리수로 8위 추락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9.12 06: 00

"예견된 추락이다". 
한화가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후반기 꼴찌로 처지며 시즌 순위도 8위까지 떨어졌다. 아직 5위와 격차가 1.5경기로 여전히 가을야구의 희망은 살아있지만 분위기가 너무 안 좋다. 최근 4연패 과정에서 한화 야구는 심각한 치명상을 입었다. 반복된 변칙과 무리수를 던지며 스스로 무덤을 팠다. 특히 마운드 운용은 보직뿐만 아니라 상식을 파괴하는 시대 역행이었다. 
올 시즌 내내 한화의 마운드는 뒤죽박죽으로 움직였다. 개막 엔트리를 기준으로 미치 탈보트를 제외하면 선발로 고정된 투수가 없었다. 나머지 모든 투수가 선발과 구원을 끊임없이 오갔다. 초중반까지 선발투수들의 퀵후크와 불펜 필승조 의존도가 높은 것이 문제였고,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선발·구원 보직 파괴와 휴식 일을 무시한 무분별한 기용으로 자멸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많은 이들이 우려한 대목이었다. 모 감독은 "남의 팀이라 속사정은 모르지만 투수들을 너무 무리시키는 듯하다. 매일매일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것 같다. 지금이야 이기는 맛으로 버티겠지만, 체력적으로 지치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후반기 한화의 꼴찌 추락은 지친 투수들의 페이스 저하가 가장 큰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또 다른 감독은 한화 야구의 불확실성을 말했다. 전문 구원투수 윤규진·박정진이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선발로 나오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며 "외부에서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을 이상하게 볼지 몰라도 상대가 한화라면 그렇지 않다. 누가 언제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상대팀도 쉽게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한화의 투수 운용은 상식을 무너뜨린다. 
이 같은 일련의 한화 운용 스타일을 두고 많은 이들이 비판을 가하고 있다. 모 야구인은 "김성근 감독이 고양 원더스에 있을 때 프로야구 수준이 크게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오히려 프로에 돌아온 김성근 감독의 야구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자신만의 스타일이라고 해도 기본 상식에서 너무 벗어났다. 김 감독이 없는 사이 KBO리그 수준은 분명 상승했다. 예전과 같은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화는 9월 들어 변칙적인 깜짝 카드를 반복해서 꺼내들고 있다. 지난 5~6일 대전 두산전은 송창식과 김민우가 연이은 구원 투입 이후 짧은 휴식에도 연이틀 선발승을 거두며 2연승을 합작했다. 그러나 이번 주 송창식과 김민우 모두 선발로 나와 1이닝 만에 강판됐고, 중간에 구원등판까지 겸했다. 변칙적인 승부수가 한두 번은 운 좋게 통해도 계속 통할 수는 없었다. 
이 모든 투수 운용은 김성근 감독이 한다. 그 어느 누구도 김 감독의 판단과 결정에 제동을 걸 수 없다. 김 감독은 "지금은 하루하루가 중요하다. 매일이 승부"라고 말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우리는 하루살이 야구를 한다. 내일에 대한 의식이 없다"고 말해왔다. 시대가 변했지만 김 감독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달라진 게 전혀 없다. 다만 투수들이 초반처럼 던져주지 못할 뿐이다. 어느새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4.99로 9위. 이를 두고서 "당연한 결과이자 예견된 추락이다"라는 것이 야구계의 냉정한 평이다. /waw@osen.co.kr
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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