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전체가 포기하지 않았다".
SK 특급 불펜투수 박희수(32)가 부상 복귀 첫 홀드를 기록했다. 박희수는 지난 11일 대전 한화전에 4회 구원등판, 1⅔이닝 동안 볼넷 2개를 허용했을 뿐 안타 없이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4-3, 한 점차 박빙의 리드 상황에서 나와 의미 있는 홀드를 기록한 것이다.
박희수의 홀드는 올 시즌 처음이자 지난 2013년 10월3일 문학 넥센전 이후 1년11개월7일로 일수로는 무려 708일 만이었다. 그해 마무리로 나오다 마지막 등판에서 중간으로 시즌 첫 홀드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홀드 없이 13세이브를 올렸으나 6월 중순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뒤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달 중순 어깨 재활을 딛고 1군 복귀했다. 주로 점수차가 여유 있는 상황에서 나오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박희수는 11일 한화전에서 중요한 시점에 투입돼 제 몫을 했다. 복귀 후 개인 최다 1⅔이닝 27구를 던지며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김용희 감독이 펼친 벌떼 야구의 중심에 섰다.
4회 첫 타자 주현상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이용규를 2루 땅볼, 강경학을 유격수 땅볼, 정근우를 바깥쪽 낮은 직구로 3루 루킹 삼진 처리했다. 5회에도 이성열에게 볼넷을 하나 내줬으나 김경언을 2루 땅볼, 정현석을 1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김용희 감독은 투구수 27개에서 끊었다.
최고 구속은 139km로 빠르지 않았지만, 좌우 낮게 깔리는 제구와 주무기 투심 패스트볼의 땅볼유도능력은 탁월했다. 여기에 110km대 느린 커브까지 곁들이며 한화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복귀 후 9경기 7이닝 6피안타 5볼넷 8탈삼진 2실점 평균자책점 2.57로 클래스를 자랑 중이다.
박희수는 "홀드로 기록된 지 몰랐다. 오랜만의 홀드이지만 특별한 소감이라고 할 건 없다. 복귀하고 처음으로 타이트한 상황에 나가서 나름대로 막아낸 것이 의미 있다. 평소보다 조금 더 집중해 던졌는데 많이 쉬어서인지 힘이 있었다. 코칭스태프에서 관리를 잘해주신 덕분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1일 잠실 두산전 이후 열흘만의 투구였는데 치열한 5위 다툼에도 김용희 감독은 박희수를 무리시키지 않았다.
박희수는 "우리 선수들 전체가 5위를 포기하지 않았다. 남은 경기 모든 선수들이 더 집중할 것이다. 나 역시 기회가 되는 대로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던질 각오가 되어있다"고 다짐했다. 최근 3연승으로 5위 롯데와 격차를 1경기차로 좁힌 SK, 기지개를 켠 박희수의 부활이 큰 힘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