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민한 최고령 10승, 김경문 리더십 있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9.12 05: 59

7년만의 10승 복귀, 그것도 만 40세 최고령 10승. NC 최고참 손민한(40)의 10승은 여러모로 특별했다. 
손민한은 지난 11일 마산 넥센전에 선발등판, 5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2시점 역투로 NC의 9-3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0승(6패)째를 거둔 손민한은 롯데 시절이어던 2008년(12승) 이후 7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머쥐었다. 또한 리그 역대 최고령 10승 투수의 역사까지 썼다. 
종전 KBO 역대 최고령 두 자릿수 승리의 주인공은 송진우였다. 한화 소속으로 지난 2005년 9월14일 대전 KIA전에서 만 39세6개월29일로 최고령 10승 투수가 됐다. 그로부터 10년의 시간이 흘러 손민한이 만 40세8개월9일에 10승 투수가 돼 새롭게 기록을 갈아치웠다. 

손민한이 다시 10승 투수가 되리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2008년을 끝으로 어깨 회전근 부상 탓에 제대로 된 공을 뿌릴 수 없었던 그는 2011년을 끝으로 방출됐다. 설상가상으로 선수협회장 시절 문제까지 겹치며 은퇴 위기에 몰렸다. 한 시대를 풍미한 대투수가 불명예스럽게 사라질 듯했다. 
그때 손민한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곳이 NC 구단과 김경문 감독이었다. 당시 김경문 감독은 "민한이는 단순한 야구 후배가 아니라 대단한 족적을 남긴 투수다. 선수 본인도 재기하고 싶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야구 선배로서 재기를 돕고 싶다"고 말했다. 야구를 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자존심을 다 내려놓은 손민한은 테스트를 거쳐 육성선수로 NC에 입단할 수 있었다. 
몸을 잘 만든 손민한은 2013년 6월 다시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었다. 6월 월간 MVP를 차지하며 보란 듯 재기했다. 2014년에는 불펜으로 보직을 바꿔 후배들과 함께 NC 창단 첫 가을야구를 함께 했다. 그리고 만 40세 불혹이 된 올해는 다시 선발로 변신, 노련미 가득한 투구로 최고령 10승 투수가 됐다. 
손민한은 "감독님께서 선발로 기회를 주신 덕분에 야구인생 마지막을 조금 더 흥분하며 만끽할 수 있게 됐다"며 "긴 이닝을 던지지 못하지만 감독님께서 조절을 잘해주셔서 체력적인 문제없다. 나처럼 관리를 잘 받는 투수는 없을 것이다"고 감사한 마음을 나타냈다. 
실제 김경문 감독은 "민한이는 5일 휴식 로테이션을 지켜줘야 한다. 당장 1승한다고 우승할 것도 아니고, 무리하게 써서 좋을 게 없다"며 원칙을 지켰다. 4일 휴식이 한 번 있었지만 그 직후 휴식 차원에서 엔트리에서 뺐다. 개인 최다 투구수는 93개로 선발 17경기 중 16경기가 90구 미만이었다. 
어려울 때 기회를 준 NC 구단과 김경문 감독의 세심한 배려가 아니었다면 손민한의 최고령 10승은 없었다. 김 감독은 약속대로 손민한의 재기를 도왔고, 그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투구로 보답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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