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3시간35분' 한화, 원흉은 최다볼넷 허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9.12 13: 01

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는 스피드업을 역점 과제로 삼았다. 지난해 평균 경기시간이 3시간27분으로 역대 최장기록이 나올 정도로 야구가 엿가락처럼 늘어지자 타자들에게 '타석 이탈 금지' 페널티를 더하며 스피드업 규정을 강화했다. 
시즌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연장 포함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21분으로 지난해보다 6분이 줄었다. 그러나 역대를 통틀어 3위에 해당할 정도로 경기시간이 기대했던 것보다 단축된 것은 아니다. 경기를 워낙 길게 독보적으로 하는 한화의 영향이 크다. 
한화는 올해 연장 포함 평균 경기시간이 무려 3시간35분으로 10개 구단 중 1위다. 한화 다음으로 오래한 팀이 두산과 LG인데 3시간23분으로 한화보다 12분이 빨랐다. KIA가 3시간16분으로 가장 짧게 경기하는데 한화보다 무려 19분이나 일찍 끝냈다. 

한화의 3시간35분이 얼마나 긴 시간일까. 2007년 이후 평균 3시간30분 이상 야구한 팀은 2007년 LG(3시간30분) 2009년 SK(3시간30분) 2014년 LG(3시간30분) 롯데(3시간30분) 등 4개 팀뿐이다. 그런데 올해 한화는 2007년 이후 최장시간 팀이 됐다. 
경기시간을 늘린 가장 큰 이유는 투수들의 볼넷이다. 한화는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571개의 볼넷을 허용하고 있다. 신생팀 kt(524개)보다 47개가 많고, 최소 볼넷 삼성(369개)보다는 무려 202개 더 많다. 경기당 평균 4.46개의 볼넷을 공짜로 허용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고도 한화 투수들의 제구 난조는 고쳐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심해졌다. 한화 투수들의 9이닝당 볼넷은 4.51개로 최근 10년을 통틀어 최다 기록. 두 자릿수 볼넷 허용만 무려 5번이나 된다. 볼넷이 많아지면 경기가 느슨해지고, 맥 빠지게 된다. 
여기에 또 하나 결정적 이유가 있으니 바로 압도적이 투수 교체 횟수다. 한화는 경기당 평균 3.72회의 투수 교체를 단행하고 있다. 삼성이 2.97회로 가장 적은데 이닝 중 투수 교체 때 가장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김성근 감독은 불펜을 적극 운용하는 스타일이라 불가피하다. 
한화 투수들의 제구 난조는 의도된 것이 아니다. 김성근 감독은 과거부터 벌떼 마운드를 운용했다. 투수들의 실력과 감독의 성향을 두고 잘잘못을 따질 수 없다. 다만 올 시즌 KBO가 야심차게 추구한 스피드업이 독보적으로 워낙 오래 경기하는 한화로 인해 역행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휴식시간이 다른 팀에 비해 짧은 한화가 후반기 추락하고 있는 것도 최장시간 경기에 따른 피로 누적이 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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