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던 김문호, 간절함으로 지킨 생애 첫 만루포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9.12 21: 35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김문호가 프로 데뷔 10년 차에 그랜드슬램의 짜릿함을 느꼈다.
김문호는 12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전에 좌익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롯데가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만루에 타석에 등장한 김문호는 배영수의 4구 128km 몸쪽 낮은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겼다. 김문호의 시즌 3호 홈런이자 생애 첫 만루포였다. 더불어 김문호는 데뷔 후 처음으로 이틀 연속 홈런 손맛을 봤다.
김문호는 장타력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 올 시즌 전까지 9년 동안 1군 홈런이 단 3개 뿐이었다. 그랬던 김문호가 이틀 연속 홈런을 치면서 시즌 3홈런으로 자신의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12일 나온 만루포는 정말 극적이었다. 1점차 리드에서 롯데 쪽으로 승기를 가져왔고, 덕분에 5강 경쟁팀인 한화를 멀리 떼놓을 수 있었다.

문제는 비였다. 3회부터 사직구장에 비가 쏟아졌고, 구심은 경기를 중단시켰다. 폭우 수준으로 비가 내렸고 우천 노게임이 선언될 가능성도 충분했다.
더그아웃에서 김문호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것뿐이었다. 김문호의 생애 첫 만루포를 지켜주기 위해 롯데 구단 직원들까지 그라운드 정비에 팔을 걷고 나섰다. 결국 경기는 속개됐고, 롯데가 11-2로 승리를 거두며 김문호의 '2015년 9월 12일'은 첫 만루홈런을 친 날로 기억될 수 있게 됐다. /cleanupp@osen.co.kr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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