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 귀환' 송승준 "PS서 4~5번 등판하고 싶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9.13 06: 00

지난 8월 11일, 송승준은 SK 와이번스를 맞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앞선 7월 28일 LG 트윈스전에서 송승준은 5이닝 무실점을 잘 던지다가 삼두근에 통증을 느껴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고, 8월 5일 두산 베어스전은 현저히 떨어진 구속으로 4⅓이닝만 소화해 5실점을 한 이후였다. 괜찮다는 생각에 마운드에 오른 송승준이지만 결국 3⅔이닝만 소화하고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송승준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올해 롯데 선발진은 외국인투수 2명과 송승준 3명으로 꾸려졌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송승준이 로테이션에서 빠진 건 큰 타격이었다. 송승준이 1군에 돌아온 건 이번 달 8일, 롯데는 1개월 가까운 시간 동안 박세웅과 이명우, 배장호로 선발진을 메우면서 버텼고 이제는 5위까지 올라섰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송승준의 복귀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5강 싸움이 한창일때 돌아온 송승준은 5위 수성의 중요한 길목이었던 12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복귀전을 잡았다. 결과는 6이닝 3피안타 2실점 완벽투, 관록으로 한화 타자들을 요리한 송승준은 시즌 8승 째를 신고했다.

경기 후 복귀전을 치른 송승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경기 전 몸 컨디션은 괜찮았는데 아팠던 기억 때문에 몸이 위축될까 멘탈이 더 걱정됐다. 6회들어 몸이 무거워지며 요령껏 던졌는데, 변화구와 직구를 적절하게 섞어가며 버텼다. 운이 따랐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변수는 날씨였다. 롯데가 8-0으로 앞선 3회말 빗줄기가 굵어져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롯데의 승리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결코 반갑지 않았던 비다. 송승준 역시 1시간 넘게 대기하며 하염없이 하늘을 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그는 "비가 그쳤으면 했지만 하늘에 맡기기로 했다. 1시간을 쉬었지만, 트레이너들이 마사지를 계속 해주면서 챙겨준 덕분에 잘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오늘 만루홈런을 쳐 준 (김)문호 덕분에 편하게 던졌다"던 송승준은 "오늘 진다고 당장 5위 싸움에서 밀리는 건 아니지만 집중의 끈을 놓지 않도록 노력했다. FA 생각은 안 하려고 하지만 나도 모르게 꼭 이겨야 한다는 전투력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송승준은 스타킹을 바지 위로 올리는 '농군 패션'을 하고 던졌다. "2012년 이후 오랜만에 이렇게 했다"던 송승준은 "그때 부진해서 잘해보자는 생각으로 그렇게 했다. 오늘 경기는 팀 뿐만아니라 내게도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그래서 전투력을 유지하고자 스타킹을 올려 신었고, 시즌 끝까지 이렇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올해 롯데의 마지막은 어디일까. 송승준은 정규시즌에 3번 정도 더 등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그는 더 멀리 보고 있었다. "앞으로 정규시즌은 2번 정도 더 나갈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그 이후 경기에 4~5번 정도 더 나가고 싶다." 송승준은 그렇게 가을야구를 끝까지 하고싶다는 소망을 살짝 드러냈다. /cleanupp@osen.co.kr
부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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