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역대 최다 홈런 기록(762개)를 가지고 있는 배리 본즈(51)는 피츠버그와 인연이 깊다. 1985년 피츠버그의 1라운드 지명(전체 6순위)을 받았고 1986년 피츠버그에서 MLB에 데뷔했다. 역사적인 경력을 만들기 시작한 첫 팀이다.
비록 말년에는 약물로 얼룩지며 명예의 전당도 밟지 못한 본즈지만 그에게도 순수하던(?) 시절이 있었다. 본즈는 1986년부터 1992년까지 피츠버그에서 뛰며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장타력과 빠른 발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었던 본즈는 피츠버그에서 7년 동안 총 1010경기에 나섰으며 타율 2할7푼5리, 출루율 3할8푼, 장타율 0.503, 그리고 176홈런과 251도루를 기록한 채 1993년 샌프란시스코로 떠났다.
피츠버그를 빛낸 수많은 스타 중 본즈는 가장 근래 배출한 별이었다. 본즈는 스몰마켓의 전형인 피츠버그에서 두 차례의 올스타 출전을 이뤄냈고 1990년과 1992년에는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본즈의 뒤를 잇는 MLB 간판급 스타가 바로 앤드루 매커친(29)이다. 매커친은 본즈 이후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150홈런과 15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첫 선수로 기록됐다.

본즈는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은 마지막 해였던 1992년 150홈런-150도루를 달성했다. 데뷔 7년 만이었다. 2009년 MLB에 데뷔한 매커친도 데뷔 7년만인 올해 이 기록을 달성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매커친도 피츠버그의 1라운드 지명자(2005년 전체 11순위)이며 외야수였고, 내셔널리그 MVP(2013)를 차지하는 등 피츠버그의 간판으로서 교집합이 적지 않다. 매커친은 재정 규모상 스타 선수가 많지 않은 피츠버그에서 5년 연속 올스타에 나갈 정도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지고 있다.
이런 매커친은 '해적선'의 선장으로 올 시즌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무릎에 통증을 느끼며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슈퍼스타답게 자기 궤도로 돌아오는 속도도 빨랐다. 매커친은 12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136경기에서 타율 2할9푼9리, 출루율 4할3리, 장타율 0.513, 22홈런, 90타점, 7도루를 기록 중이다. 타격 거의 전 분야에서 팀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강정호가 팀 공격 1인자로 올라서지 못하는 이유는 딱 하나, 매커친이 자기 자리에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매커친은 4년 연속 '타율 3할, 출루율 4할, 장타율 0.500'에 도전하고 있다. 수치가 조금씩 아슬아슬한 상황이지만 계속해서 꾸준한 오름세를 보여주고 있는 매커친이라 기대가 걸린다. 이 기록은 본즈도 피츠버그 7년 동안 딱 2번밖에 기록하지 못했던 수치다. 개인 첫 100타점도 가시거리에 들어왔다. 이제 피츠버그의 팬들은 매커친으로 본즈의 향수를 지워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