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브래드 스나이더가 어느새 팀의 거포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스나이더는 지난 12일 목동 삼성전에서 1-2로 뒤진 7회 2사 2루에서 안지만을 상대로 경기를 뒤집는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팀의 3-2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경기 후 "스나이더가 승부처에서 흐름을 가져온 홈런을 쳐서 이길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이 홈런으로 스나이더는 시즌 23호포를 기록했다. 이는 넥센의 4번타자 박병호(48개) 다음으로 팀에서 가장 많은 홈런 개수. 스나이더가 어느새 유한준(21개), 김하성(18개)을 꺾고 팀내 2번째 홈런 타자로 뛰어오른 것이다. 스나이더는 최근 9월 들어 3홈런을 몰아치는 등 후반기 40경기에서 13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스나이더의 역할은 홈런 타자라기보다는 타선에 넣어야 할 외국인 타자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스나이더는 5월까지 5홈런 타율 2할2푼8리를 기록하며 냉정하게 말해 넥센 강타선 속에서는 '계륵' 같은 존재기도 했다. 염 감독은 그런 그에게 "2군에 가서 자신감을 찾고 오라"는 당부를 했고 2군에 다녀온 6월부터 그는 달라졌다.
6월 12경기에서 5홈런 월간 타율 3할1푼4리를 기록한 그는 7월 들어 홈런은 4개였지만 타율 3할8푼4리로 타격감을 찾는 모습을 보였다. 7월 20경기 중 멀티 히트가 10경기였다. 8월 21경기 6홈런 타율 3할1푼5리를 기록한 스나이더는 9월 들어 월간 타율은 1할대에 머무는 등 다시 타격감이 조금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12일 홈런 한 방으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높였다.
올 시즌을 앞두고 스나이더를 맞이한 염 감독은 당시 2할8푼 20홈런 80타점을 기대했다. 지난해 LG에 대체선수로 입단한 스나이더는 시즌 37경기에 출전해 100타수 21안타 4홈런 타율 2할1푼을 기록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총 8경기에 나서 30타수 13안타(2홈런) 6타점 타율 4할3푼3리를 기록했다. 바로 그 모습을 바란 것이다.
12일 기준 시즌 15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스나이더의 성적은 100경기 23홈런 65타점 79득점 타율 2할8푼2리다. 염 감독의 기대치에 어느 정도 근접하고 있는 셈이다. '가을 남자' 스나이더가 12홈런을 계기로 찾은 타격감을 시즌 끝,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