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들어 리그 정상급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강정호(28, 피츠버그)의 활약상은 장타율에서 잘 드러난다. 중앙 내야수(2루수·유격수)로는 첫 머리에 뽑힐 만한 장타율을 선보이고 있다. 강정호의 놀라운 기세가 잘 드러나는 대목으로 부족함이 없다.
강정호는 12일(이하 한국시간)까지 121경기에서 타율 2할8푼8리, 출루율 3할5푼8리, 장타율 0.468, 15홈런, 5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전 기회가 다소 부족했던 전반기, 그리고 완전히 내야 주축으로 자리 잡은 후반기 성적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강정호는 전반기 72경기에서 타율 2할6푼8리, 장타율 0.384를 기록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49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 장타율 0.571을 기록 중이다. 괄목할 만한 성적 향상이다.
강정호의 장타율은 리그 전체 성적을 따져 봐도 톱클래스다. 거포들의 자리로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려운 1루수를 제외하면 강정호보다 나은 성적을 내고 있는 선수가 아예 없다. 후반기 들어 내셔널리그에서 30경기 이상, 100타수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2루수·유격수·3루수) 중 강정호는 가장 뛰어난 장타율을 뽐내는 중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강정호보다 더 나은 장타율을 보유한 선수는 7명뿐이다. 그러나 이 중 MLB.com의 분류 기준으로 2루수·3루수·유격수 포지션인 선수는 하나도 없다. 강정호에 이은 2위 기록은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로 0.550이다. 그 다음이 올 시즌 내셔널리그 유력 신인왕 후보인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로 0.518, 4위가 맷 카펜터(세인트루이스)로 0.513이다. 강정호의 장타율이 얼마나 뛰어난지 직접적으로 알 수 있다.
아메리칸리그까지 모두 합쳐도 강정호의 기록은 3위에 해당한다.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손꼽히는 조시 도날드슨(토론토)이 0.717로 최고 기록이다. 도날드슨은 전형적인 3루수다. 그 다음으로 탬파베이의 유격수 아스드루발 카브레라가 0.582를 기록하고 있으며 강정호가 3위다. 카브레라는 146타수를 기록, 강정호(182타수)보다 적다.
아직 경기가 남아있는 만큼 강정호와 경쟁자들의 성적이 어떻게 변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강정호가 막판으로 갈수록 힘을 내고 있다는 점은 고려할 만하다. 노림수를 가지고 과감한 스윙을 하고 있어 안타 대비 장타 비중은 전반기에 비해 더 높아졌다. 이 추세대로라면 장타율 1위 자리를 유지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강정호가 리그 순위표 곳곳에서 성공적인 시즌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신시내티=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