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모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팀은 단연 한화 이글스다. 가는 곳마다 화제를 몰고 다닌다.
성적은 좋지 못하다. 한화는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로 부진하다. 현재 순위는 8위다. 그것도 5위에 다가가는 8위가 아닌 5위 싸움에서 조금씩 밀려나고 있는 8위다.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또 패해 6연패에 빠진다면 5위 롯데와의 격차가 3.5경기로 벌어져 잔여경기 수를 감안했을 때 사실상 경쟁이 어려워진다.
한화는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스밀 로저스와 미치 탈보트를 제외하면 확실히 5이닝 이상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선발이 없다. 그러면서 불펜이 책임져야 할 이닝이 커졌는데, 불펜은 불펜대로 지쳐 있다. 김성근 감독의 마운드 운용법은 이미 도마 위에 올랐다. 김 감독은 무리가 아니라고 하지만, 그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김 감독의 운용이 불합리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는 특별히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 결과가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면에서 어렵다는 한화도 10경기에서 2승을 올렸다. 그리고 그 2승은 모두 두산전에서 나왔다. 한화는 지난 5일부터 대전에서 있었던 두산과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갔다. 지난주 초 시즌 최다인 5연승을 달렸던 두산은 NC와의 마산 2연전에서 1패 뒤 설욕해 1승 1패로 시리즈를 마감했다. 하지만 한화에 2연패로 덜미를 잡힌 것을 시작으로 6연패에 빠져 있다.
두산이 대전에서 한화와 맞섰던 2경기를 돌아보면 5일 경기는 1-9 완패였고, 6일에는 4-5, 한 끗 차이로 패했다. 권혁을 비롯한 한화 불펜을 경기 막판까지 몰아붙이며 추격했으나 끝내 1점의 격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리고 목동에서 넥센에 두 경기를 모두 내준 뒤 잠실에서도 KIA에 패했다. 지난 11일에는 6-0으로 앞서던 경기가 우천 노 게임 되는 불운까지 겪었고, 12일에는 kt를 상대로 홈에서 공수 모두 답답한 경기를 펼치며 대패했다.
특히 1-11로 패한 13일 잠실 kt전은 이번 시즌 두산이 펼쳤던 경기 중에서도 가장 내용이 좋지 않은 편에 속했다. 5월 20일 잠실 삼성전에서 6-25로 참패한 것에 비하면 점수 차는 적지만, 과정이 좋지 않았다. 공격에서는 병살타 5개와 삼중살 하나가 나왔고, 수비 실책 2개와 함께 주자가 3루에 있을 때 범한 폭투만 3개였다. 또한 결승점은 1, 3루 더블 스틸을 허용하며 내줬다.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한화가 최근 10경기에서 만난 KIA, 넥센, LG, SK, 롯데에 8패를 당하면서도 2승을 거뒀고, 그 2승이 모두 두산전에서 나왔다는 것은 많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산이 얼마나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지를 알게 하는 데이터다.
하지만 희망이 없지만은 않다. 김태형 감독은 김성근 감독과 다른 운영을 해왔다. 선발투수들의 휴식일, 불펜의 피로도를 고려한 마운드 관리에 있어 한화보다는 상식적(이라고 다수가 이야기하는) 선택을 하며 체력을 비축했기에 연패만 끊으면 언제든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되어 있다. 최근 KBO리그에서 가장 페이스가 좋지 않은 두 팀을 비교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겠지만 구태여 비교하자면 지금의 두산이 한화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이것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