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공백’ 전병두, 다시 희망을 노래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13 06: 11

7전8기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희망과 좌절이 교차한 4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전병두(31, SK)는 아직도 다시 마운드에 설 시간을 꿈꾸고 있다. 2016년 복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2011년 시즌 이후 왼 어깨 회전근 수술을 받고 재활에 돌입한 전병두는 올해까지도 공식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수술을 받은 어깨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엄청난 노력을 하며 복귀에 대한 열망을 불태웠지만 아직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조금 나아진다 싶으면 다시 찾아오는 통증에 전진과 후퇴를 거듭했다. 그렇게 무려 4년의 시간이 흘렀고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최근 한화를 중심으로 한 불펜 투수들의 혹사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전병두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 당시 전병두를 지켜봤던 SK 투수들의 이구동성이다. SK 마운드의 스윙맨으로 전천후 활약을 펼쳤던 전병두는 2009년 선발과 불펜에서 49경기에 나가 무려 133⅓이닝을 던졌다. 전업 선발이 아닌 투수가 규정이닝을 채웠을 정도였다. 전병두는 그해 8승4패8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그러나 그 많은 투구이닝의 여파는 즉시 나타났다. 2010년 67⅔이닝으로 이닝소화가 줄었다. 2011년 다시 92⅓이닝을 던졌지만 결국 탈이 나 어깨 수술을 받았다. 무리한 출전이 원인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전병두는 2013년 말 괌 재활 캠프 당시 좋은 페이스를 선보였으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다시 후퇴했다. 당시 전병두를 지켜본 김경태 SK 투수코치는 "회복이 순조로웠는데, 결국 그 상황에서 힘을 주다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라고 안쓰러워했다. 다시 의학적인 관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마운드 복귀에 대한 꿈은 여전히 가슴 속에 살아있다. 올해 개관한 강화SK퓨처스파크에서 살다시피 하며 재활 페이스에 속도를 붙였다. 전병두는 현재 단계별투구프로그램(ITP)를 끝낸 상황이며 8월부터는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졌다. 현재 상태는 90% 정도다. 현역 시절 동료이기도 했던 제춘모 투수코치는 "올라갈 때 단계별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무리할 필요는 없어 잠시 투구를 중단했는데 다시 던지게 될 것이다. 현재 상황은 좋다"고 설명했다. 어차피 올해 실전에서 공을 던질 계획은 없어 내년을 보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SK는 당초 전병두의 마지막 기회를 올해로 봤다. 올해까지 복귀하지 못하면 은퇴를 권유할 참이었다. 하지만 전병두의 성실한 재활 태도, 그리고 복귀에 대한 강렬한 의지에 그 계획을 유보했다. 일단 내년에도 다시 기회를 준다는 방침은 섰다. 실제 전병두는 강화에서 가장 열심히 훈련을 하는 선수다. 김상진 투수코치는 "엄청나게 열심히 운동을 한다. 같이 훈련을 하는 루키팀 선수들이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제춘모 코치는 "아예 웨이트장에서 산다"라고 거들었다.
힘든 상황이지만 전병두는 코치들에게 "구단이 나에게 기회를 줘서 참 고맙다"라는 말을 한다. 팀에게 미안한 마음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자신을 더 채찍질한다. 현재 페이스는 다시 희망적으로 돌아섰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이제 공을 좀 때리기 시작했다"라고 기대를 걸면서 "선수들에게 귀감도 되고 있고 그간 팀에 대한 공헌도도 있으니 기다려줄 것이다. 현재 상황으로는 내년 재기가 희망적이다"라고 말했다. 제춘모 코치는 "전병두가 1군에서 다시 공을 던지면 가슴이 진짜 먹먹할 것 같다"고 했다. 전병두를 보는 SK 관계자들과 팬들의 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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