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심만 쓴 것일까.
KIA는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초반 내준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2-5로 무릎을 꿇었다. 패인은 선발 홍건희가 홈런 2방을 맞고 5실점한 것이 컸다. 아울러 타선이 좀처럼 실마리를 풀지 못한 것도 부담이었다.
그러나 불펜의 능력은 인상적이었다. 1-5로 뒤진 가운데 4회부터 구원에 나선 박준표는 6회까지 2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퍼펙트로 막는 역투를 펼쳤다. 타자 앞에서 춤을 추는 변화구가 위력적이었다. 이어 바통을 받은 최영필도 7회 노련하게 세 타자를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8회에는 심동섭이 등장해 임훈과 이진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안익훈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퍼펙트 행진이 깨졌지만 포수 백용환이 안익훈의 2루 도루를 저지해 영의 행진을 이어갔다. 9회에는 김광수가 나와 볼넷과 안타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날 불펜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역투를 펼쳤다.
KIA는 앞선 9일 광주 NC전, 10일 잠실 두산전, 12일 광주 LG에서 불펜진의 힘을 앞세워 모두 역전승을 거두었다. 3경기에서 10이닝 동안 불펜투수들은 단 1점만 내주는 짠물투구를 했다. 타선이 약해도 불펜진이 버텨주자 득점을 올려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까지 더하면 16이닝 동안 1실점이었다.
그러나 타선이 끝내 응답하지 않으면서 4경기 연속 역전승은 무산됐다. 김주찬이 무안타에 그쳤고 필도 중요한 득점기회에서 범타와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범호가 2안타를 날렸지만 KIA는 두 타자가 침묵하면 득점력은 현격히 떨어진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