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주력이 아니다. 이제는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EPL 데뷔전을 펼친 손흥민(토트넘)에게 떨어진 숙제다.
토트넘은 13일(한국시간) 영국 선덜랜드 스타디움오브라이트에서 열린 2015-2016 EPL 5라운드에서 선덜랜드에 1-0으로 이겼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한국선수로는 13번째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손흥민은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에서 전담키커로 나서며 이날 경기에서 3차례 슈팅을 시도했다.
손흥민은 이날 후반 16분까지 61분가량 활약했다. 그러나 이날 손흥민은 전반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손흥민은 4-2-3-1 대형의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하여 61분을 소화했다. 경기 시작 14분 만에 코너킥, 후반 3분에는 선덜랜드 진영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전반 19분 상대 문전에서 수비수 벤 데이비스의 패스를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상대 수비에 차단되어 골문으로 향하진 못했다.
경기를 마친 뒤 손흥민에게 영국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평점 6.2점을 부여했다. 출전 선수중 가장 낮은 편. 캐로를 제외하고 손흥민 보다 낮은 평점을 받은 선수는 없다.
물론 손흥민은 토트넘 공격의 핵심인 해리 케인과 똑같은 평점을 받았다. 6.2점은 기대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
영국 BBC도 손흥민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BBC는 "손흥민이 케인 뒤에서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리고 전담 키커로 나섰지만 동료들에게 연결한 볼은 형편 없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이 경기에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즉시 전력감으로 데려왔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이적료 3000만 유로(약 409억 원)에 토트넘에 입단했다. 따라서 경기력이 바로 나와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그동안 한국선수들은 직접적인 경기력 보다는 가능성을 엿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손흥민의 경우는 다르다. 이날도 손흥민은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서 플레이 하지 못했다. 평소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던 손흥민이지만 이날은 오늘쪽에서 뛰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나세르 샤들리가 왼쪽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샤들리는 토트넘의 주전 공격수다.
따라서 그동안 많이 예상됐던 것처럼 샤들리를 왼쪽 날개에 출전하고 케인을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맡았다. 오른쪽 이었지만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앙으로 몰렸다. BBC가 증명한 것처럼 손흥민의 히트맵을 보면 중앙에서 가장 많이 움직였다. 이는 토트넘의 핵심인 케인과 포지션이 겹친다.
그 결과 이날도 손흥민의 움직임은 기민하지 못했다.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케인이 이미 중앙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손흥민이 움직이면서 토트넘의 공격은 중앙으로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손흥민은 냉정하게 자신의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토트넘은 일단 그를 즉시 전력감으로 데려왔고 케인과 샤들리에 이어 공격에서 힘을 낼 선수로 평가하고 있다.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보였던 것처럼 그를 위한 전술이 나올 가능성은 현재 높지 않다. 데뷔전에서도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손흥민이 보여줘야 할 것은 조력자 역할이다. 경기를 화려하게 수 놓는 선수가 아니라 팀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물론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그를 중용했다. 기회를 맞이한 손흥민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EPL에서 살아남을 수 있게 됐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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