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최연소 메이저 우승’, 그녀를 위해 준비 된 LPGA 에비앙 챔피언십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5.09.14 02: 13

그녀의 대기록을 위해 준비 된 대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가 LPGA 최연소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것도 매우 극적인 상황으로 말이다.
리디아 고는 13일(한국시간) 늦은 밤,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골프장(파71, 6453야드)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환상적인 스코어카드를 적어냈다.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내는 완벽에 가까운 스코어다. 4라운드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69-69-67-63)로 2위 렉시 톰슨(20, 미국)을 무려 6타차로 크게 따돌리며 우승했다.
리디아 고에게 에비앙 챔피언십은 ‘최연소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걸려 있는 대회였다. 그런데 에비앙 챔피언십은 올 시즌 LPGA 마지막 메이저 대회다. ‘프로대회 최연소 우승(14세 9개월)’ ‘최연소 LPGA 투어 우승(15세 4개월)’ ‘LPGA 최연소 신인상 수상(17세 7개월)’ ‘최연소 세계랭킹 1위(17세 9개월)’ 등 각종 최연소 기록을 뒤집으며 ‘천재골퍼’라는 칭호를 들어온 리디아 고이지만 ‘최연소 메이저 대회 우승자’라는 타이틀은 이번 대회가 아니면 영원히 구할 수 없는 기회였다.

4라운드의 스코어 카드(69-69-67-63)가 말해주듯 클라이맥스는 한발한발 다가왔다. 그리고 마지막 4라운드에서 폭발을 했다. 마치 ‘아무도 내 기록을 막을 수 없다’고 항변하는 듯. 메이저대회 마지막 라운드 63타는 2004년 브리티시 오픈에서 카렌 스터플스가 세운 64타를 깨는 ‘LPGA 메이저 대회 최종라운드 최저타수’ 기록이다. 또한 63타는 에비앙 챔피언십 라운드 최저타이며 리디아 고 개인적으로도 최종 라운드 최저타수 기록이다.
리디아 고는 마침내 18세 4개월 20일만에 LPGA 최연소 메이저 대회 우승자가 됐다. 종전 기록 보유자인 모건 프레셀은 이날 자신의 기록이 깨지는 순간을 최종합계 4언더파 공동 11위의 위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모건 프레셀은 스스로 자신의 종전 기록을 지켜내려는 듯, 2라운드에서 이미향에 이어 단독 2위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새로운 챔피언 앞에 기꺼이 물러서고 말았다.
모건 프레셀은 2007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18세 10개월 9일의 나이에 우승해 ‘최연소’ 타이틀을 쥐고 있었다. 프레셀의 뒤를 이어 렉시 톰슨이 19세 1개월 27일의 나이에 2014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우리나라의 김효주가 19세 2개월의 나이에 작년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연소 메이저 대회 우승 2~4위인 세 선수는 모두 올 시즌 에비앙 챔피언십 현장에 있었다. 리디아 고는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올 시즌 4승 째, 개인통산 9승째 우승 기록을 보탰다.
리디아 고는 인터뷰에서 “‘메이저 대회에서 언제쯤 우승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더 이상 받지 않아도 돼 개운하다”고 10대 소녀답게 우승 소감을 말했다.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박인비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5언더파로 공동 8위에 랭크됐고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지켜냈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단독 선두 자리를 지키며 존재감을 드러냈던 이미향(22, 볼빅)은 과중한 부담감으로 최종 라운드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4라운드 3오버파, 최종합계 7언더파로 이일희와 함께 공동 4위에 올랐다.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LPGA에서 이미향이라는 이름 석자는 확실히 새겼다. /100c@osen.co.kr
리디아 고 자료 사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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