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좌완 권혁(32)이 2000구를 넘어섰다. 지난 2002년 이후 무려 13년 만에 2000구 구원투수가 탄생했다.
권혁은 지난 13일 사직 롯데전에 9회말 2사 1루에서 구원등판, 손아섭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김문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졌다. 시즌 16세이브를 수확한 권혁은 11개의 공을 던지며 시즌 투구수 2001개로 2000구를 돌파했다.
권혁의 시즌 투구수는 2001개는 KBO리그 구원투수로는 13년만의 2000구 기록이다. 지난 2002년 삼성 투수 노장진이 구원으로 2128개의 공을 던진 바 있다. 그해 삼성 마무리로 활약한 노장진은 선발 1경기를 제외한 구원 62경기에서 총 123이닝을 소화했다.

그로부터 구원 2000구 투수는 KBO리그에서 사라졌다. 2003년 KIA 신용운이 70경기 119이닝 1999구로 2000구에는 하나가 모자랐을 뿐, 2004년부터 1800구 이상 구원투수도 나오지 않았다. 2004년 KIA 유동훈이 1742구, 2005년 SK 위재영이 1617구, 2006년 KIA 윤석민이 1375구로 대폭 줄어들었다.
2007~2008년에는 두산 임태훈이 2년 연속 최다 구원 투구수를 기록했다. 2007년 1705구로 많은 편이었지만, 2008년에는 1493구로 줄었다. 2009년에는 SK 이승호가 선발 1경기를 제외한 구원 67경기에서 103⅓이닝 1880구로 많이 던졌고, 2010년 SK 정우람도 75경기 102이닝 1726구로 뒤를 이었다.
뒤이어 2011년 넥센 이보근(1515구) 2012년 SK 박희수(1237구) 2013년 LG 이동현(1260구) 2014년 SK 전유수(1505구)까지 모두 1600구 미만이었다. 그런데 올해 권혁은 8월 중순에 이미 1600구를 넘겼고, 시즌 130번째 경기에서 2000구를 돌파했다. 산술적으로 올 시즌 약 2216개 공을 던질 수 있다.
2002년 노장진을 넘어 21세기 구원투수로는 최다 투구수까지 바라보고 있다. 올해 권혁은 이닝당 투구수가 18.8개로 2002년 노장진(17.3개)보다 많은 편이다. 예상 이닝수로는 117⅔이닝으로 2002년 노장진의 구원 123이닝에는 못 미치지만 투구수는 그를 넘어설 수 있다. 상징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권혁뿐만이 아니다. 한화의 또 다른 핵심 불펜 박정진도 76경기에서 96이닝 동안 1644개의 공을 던지며 구원투구수 2위에 올라있다. 박정진도 지금 페이스라면 올해 약 1821개의 투구수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 2004년 KIA 이강철이 만 38세의 나이에 79경기 85⅓이닝 1366구를 던진 바 있다. 올해 박정진은 만 39세의 나이에 그보다 278개 공을 더 뿌리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사직=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