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루이스 히메네스(27)를 볼 수 있을까?
LG가 고민에 빠졌다. 시즌 후 이별할 것 같았던 히메네스가 연일 맹활약을 펼치며 재계약을 외치고 있다. 1군 복귀 후 26경기서 타율 3할4푼6리 6홈런 19타점 OPS 0.970. 지난 13일 광주 KIA전에선 흐름을 완전히 가져오는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최근 성적만 보면 2016시즌 잔류를 생각해볼만하다.
문제는 기복이다. 연일 맹타를 휘두르다가도 2, 3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한다. 선구안이 뛰어나지 않고, 모든 투구에 풀스윙을 하는 만큼, 잘 했을 때와 못 했을 때의 차이가 크다. LG는 히메네스를 데려오면서 야마이코 나바로(28, 삼성 라이온즈)를 바라봤었다. 하지만 히메네스는 지난해 31홈런, 올해 43홈런을 치고 있는 나바로 만큼의 장타력은 아닌 듯하다.

드넓은 잠실구장 적응에 실패, 홈경기와 원정경기의 편차도 심하다. 원정에선 장타율 0.556을 기록 중이지만, 홈에선 장타율이 0.387에 불과하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높은 공과 바깥쪽 공에 고전하곤 하며, 아웃카운트 대부분이 내야플라이로 허무하게 쌓인다.
그런데 히메네스는 수비에서 대체불가다. LG 내야진에는 히메네스만큼 안정적으로 핫코너를 맡아줄 이가 전무하다. 히메네스의 수비범위와 송구능력을 생각하면,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동료들과 관계도 좋다. 항상 적극적으로 동료들에게 다가간다. “외국인선수만 아니면 주장감이다”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LG는 지난 2년 동안 외국인타자로 3루를 메우려 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2014시즌 영입한 조쉬벨은 한 달 반짝 활약 후 급추락하며 이별했다. 올해 야심차게 영입한 잭 한나한은 3루수로는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하다가 허리통증 재발로 짐을 쌌다. 그리고 지난 6월 15일 히메네스가 한나한을 대신해 LG 유니폼을 입었다.
분명한 점은 히메네스가 정점을 찍을 시점과 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타자들이 서른 살 전후로 경험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고 자신의 타격이 완성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히메네스의 잠재력도 조만간 터질지 모른다. 히메네스는 지난 8월 2일부터 열흘 동안 이천에서 타격시 상체가 흔들리는 부분을 집중보완, 콜업 후 이전보다 나은 타격을 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지도에도 항상 귀를 연다. 그만큼 한국에서 오랫동안 뛰기를 원한다.
칼자루는 LG가 쥐고 있다. 한 외국인선수 에이전트는 “LG가 히메네스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2016시즌은 옵션을 걸어뒀다. 히메네스가 올해 만족할만한 활약을 펼치면 LG가 옵션을 실행하면 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히메네스와 이별하면 된다”고 말했다. 히메네스에게 올 시즌 남은 13경기는 2016년 재계약을 향한 최종 오디션이나 마찬가지다.
LG는 어느 팀보다 외국인타자의 도움이 절실하다. 올 시즌 최악의 공격력에서 탈피하려면, 압도적인 외국인타자가 있어야한다. 일찍이 2016시즌 그림을 그리고 있는 LG가 어떤 선택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