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에 보탬이 되는 플레이를 많이 하고 싶다”.
김선민(25, kt 위즈)은 올 시즌 뜻 깊은 한해를 보내고 있다. 김선민은 지난 2010년 삼성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지만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2년도 되지 않아 방출됐다. 이후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고, 고양 원더스를 거쳐 kt에 입단했다. 군인이었을 당시 kt 창단 소식을 듣고 kt 입단을 꿈꿔왔던 김선민이다.
‘kt 입단’이라는 1차 꿈을 이뤘고, 기대를 모으며 마무리 캠프, 일본 스프링캠프를 모두 소화했다. kt는 얇은 선수층으로 역대 최다인 144경기를 치러야 했기 때문에 백업 선수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었다. 김선민 역시 김영환, 이지찬 등과 함께 내야 기대주로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그러나 그 경쟁은 생각 보다 치열했다.

결국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4월 24일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당시 3경기서 후반 대수비로 출전하며 생애 첫 1군 경기에 출전했다. 뜻 깊은 데뷔 안타까지 날렸으나 6일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그 후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지난 1일 확대 엔트리를 통해 모처럼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무려 124일 만에 다시 기회를 잡았다.
대수비로 2경기 출전하더니 4일 잠실 LG전부터 6일 수원 NC전까지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주전 유격수 박기혁의 몸이 좋지 않아 선발 기회까지 찾아왔다. 지난 6일 수원 NC전을 앞두고 만난 김선민은 “기분이 좋았다. 2군에서 고생했던 게 떠올랐다.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다. 이제는 편하게 하려고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여기에 5일 수원 NC전에선 절친한 후배 김영환과 함께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퓨처스리그에서도 호흡을 많이 맞췄던 사이다. 김선민은 “영환이로 조금 편한 게 있었다. 서로 편하게 했던 것 같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할 때도 꼭 붙어있었다. 서로 ‘만약 2군엔 내려가더라도 후회 안 남도록 해보자’라고 말했다”면서 “선발 경기를 마치고 나니 긴장이 풀려서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였다. 두통까지 왔다”며 웃었다.
2군에선 절실한 마음을 잊지 않았다. 김선민은 “2군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올해 기대한 게 많았는데 생각대로 잘 안 됐다. 처음에는 ‘내가 이것밖에 안 됐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그 때 2군 코치님들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선배들도 ‘꿋꿋이 노력하다 보면 기회는 온다’라고 이야기 하셨다.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온 1군 기회. 김선민에게는 모든 것이 공부가 되고 있다. 그는 “2군에서 그냥 계속 뛰는 것과 달리 1군에선 벤치에만 앉아있어도 다른 것 같다. 경기를 보면서 배울 점, 느낀 점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김선민의 남은 시즌 목표는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 김선민은 실제로 지난 3일 잠실 LG전 1-1로 맞선 8회말 1사 1루서 정성훈의 유격수 키를 넘기는 재빠르게 쫓아가 다이빙 캐치로 잡았다. 곧바로 1루에 송구해 더블플레이를 만들었다.
김선민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 때는 ‘놓치면 내려간다, 죽는다’는 생각으로 뛰어갔다. 되든 안 되든 넘어져 보자라는 생각으로 잡았다”면서 “그 때처럼 승리에 보탬이 되는 플레이를 많이 해보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물론 여전히 채워야 할 점이 더 많다. 김선민은 “아직 순발력과 수비 안정감을 많이 키워야 한다. 많이 부족하다”면서 “항상 악착같이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