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뒤 메이저리그(MLB) 도전이 확실시되는 박병호(29, 넥센)의 성적은 어느 정도로 예측할 수 있을까. 여전히 MLB와 KBO 리그 성적의 간극은 존재하는 가운데 강정호(28, 피츠버그)의 성적을 거의 정확하게 예상한 한 통계전문가는 박병호가 24개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통계전문사이트인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의 클레이 데이븐포트는 박병호의 KBO 리그 기록을 토대로 MLB 예상 성적을 분석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물론 통계분석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데이븐포트의 분석은 우리 팬들에게는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가지고 있을 법하다. 바로 강정호의 올 시즌 예상 성적을 거의 정확하게 적중시킨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데이븐포트는 시즌 전 강정호의 2014년 KBO 리그 성적을 MLB의 수준으로 변환시킬 경우에 대한 예상 성적을 내놨다. 당시 데이븐포트는 올 시즌 강정호의 성적으로 타율 2할8푼8리, 출루율 3할5푼9리, 장타율 0.497, 그리고 429타수에서 17홈런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이 통계 예상치는 팬들의 큰 비웃음(?)을 사기도 했으며 심지어 피츠버그 지역 언론으로부터도 뭇매를 맞았다. 이 정도 성적은 어려울 것이라는 냉소였다. 그러나 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는 지금, 지역 언론은 데이븐포트의 분석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있다. 강정호는 14일까지 122경기에서 411타수를 소화하며 타율 2할9푼, 출루율 3할5푼9리, 장타율 0.467, 15홈런, 5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데이븐포트의 예상치와 거의 맞아 떨어진다.
이런 데이븐포트는 2014년 박병호의 통계를 바탕으로 MLB 예상 수치를 내놨다. 박병호는 2014년 KBO 리그에서 타율 3할5리, 출루율 4할3푼6리, 장타율 0.692, 그리고 52홈런을 기록했다. 데이븐포트는 2014년 기록을 MLB에 적용시킬 경우 박병호는 타율 2할4푼9리, 출루율 3할2푼3리, 장타율 0.443, 그리고 24홈런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확도는 그렇게 높을 것으로 보지 않았으나 24홈런은 의미가 있다. 박병호는 주 포지션이 거포들의 집합소인 1루다. 아무래도 홈런을 비롯한 장타가 중요한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타율이 조금 낮더라도 24홈런이 가능하다는 것은 리그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 만하다. 14일까지 올 시즌 24홈런 이상을 기록 중인 선수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31명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30명으로 시즌이 끝났다.
즉, 박병호의 포지션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장타력은 충분히 흥미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여기에 박병호는 2014년에 비해 올해 정확도가 많이 향상된 편에 속한다. 지난해 타율 3할3리, 출루율 4할3푼3리를 기록했던 박병호는 올 시즌 장타율이 더 올라간 상황(0.721)에도 불구하고 타율(.349)은 4푼6리가 뛰었으며 출루율(.441)도 소폭 향상됐다.
피츠버그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트리뷴은 박병호의 통산 성적, 그리고 삼진 비율을 봤을 때 2015년 성적이 적용된다고 해도 큰 폭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러나 2015년 성적을 대입시킨다면 2014년 성적을 토대로 한 MLB 성적보다는 훨씬 나은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타율 2할6푼 이상에 25홈런 이상을 기록할 수 있는 우타자는 리그에서 그렇게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박병호의 가치가 꽤 크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