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와 경찰청 복무를 마치고 조만간 제대할 선수들의 팀 합류가 10개 구단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쏠쏠한 전력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SK는 올해보다 내년을 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일단 군 제대 선수 및 유망주들을 교육리그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에 나머지 시즌은 기존 멤버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5위 롯데에 2경기 뒤진 8위를 기록하고 있는 SK는 군 제대 선수들은 올 시즌 아예 활용하지 않는다는 기본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야수 쪽에 좋은 자원이 없는 것은 아쉽지만 투수 쪽에서는 정영일 문승원 이정담 등 팀 전력에 도움이 될 만한 몇몇 선수들이 있다는 평가를 받기에 의외다. 어느 팀이든 마운드가 지칠 수밖에 없는 시점에 이른 상황에서 세 선수의 합류 여부는 적잖은 관심을 모았던 것이 사실이다.
광주진흥고 시절 고교 최고 투수로 불리며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부름을 받았던 정영일(27)은 유턴 이후 SK의 지명을 받았고 곧바로 상무에 입대해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군 복무를 거의 마쳤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2군)에서는 51경기에서 나가 63⅔이닝을 던지며 3승1패2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상무에 있다 올해 SK로 자리를 옮긴 허일상 퓨처스팀 배터리 코치는 “지난해에도 공이 좋았다. 올해도 경기에서 보니 공이 괜찮더라”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SK의 2012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8순위) 지명을 받았던 우완 문승원(26)도 올 시즌 상무 16경기에서 10승3패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팀의 선발 자원으로 활약하며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2013년 스프링캠프 당시 큰 기대를 모았던 전력이 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2013년 SK 유니폼을 입은 좌완 이정담(24)도 경찰청에서 21경기에 출전, 7승2패 평균자책점 4.55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SK의 한 관계자는 “유희관(두산)과 흡사한 스타일이다. 앞으로 기대를 걸어도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올해 1군에 합류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가 끝나면 2차 드래프트가 열린다는 점, 그리고 차라리 차분히 몸을 만들게 해 내년을 대비하자는 전략이 읽힌다. 실제 정영일과 문승원은 오는 20일 출국하는 SK의 애리조나 교육리그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SK는 올 시즌 가능성을 보여준 신인급 투수 5명을 교육리그 명단에 포함시켰다.
교육리그는 10월 22일까지 계속되며 여기에 간 선수들은 사실상 올 시즌 일정에 투입될 수 없다. SK는 그 외에도 올 시즌 1군에서 뛴 경험이 있는 신진급 선수들도 교육리그 명단에 대거 포함시키며 미래를 봤다. 포수 김민식과 이현석, 내야수 유서준 최정민, 외야수 이진석 등이 현재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 상황이다. 상황은 급하지만 미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이 읽힌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