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맹타’ 박정권-박재상, 노력 결실 맺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15 13: 37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을 앞두고 답답한 나날이 계속됐다. 하지만 노력은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렇게 차분히 때를 기다린 SK의 두 베테랑이 9월 들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박정권(34)과 박재상(33)이 그간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팀과 함께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올 시즌 SK에는 5명의 예비 FA가 있다. 그리고 두 명의 베테랑 야수에게도 큰 기대가 걸렸다. 박정권과 박재상이었다. 박정권은 팀 부동의 1루수로서 지난해 타율 3할1푼, 27홈런, 109타점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에서 팀 내 최고 성적이었다. FA 효과와 더불어 상승세에 기대가 걸렸다. 박재상은 지난해 38경기 출전에 그치며 FA 자격 취득을 한 해 미뤘다. 그래서 더 땀을 흘렸다. 캠프에서 가장 성실히 훈련을 한 선수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즌 중반까지는 기대에 못 미쳤다. 박정권은 ‘시즌 초반 부진’이라는 고질적인 약점을 떼어내지 못했다. 전반기 63경기에서 타율이 2할6푼1리에 그쳤다. 홈런도 7개뿐이었다. 2군도 몇 차례 다녀왔다. 박재상은 외야 경쟁에서 밀렸다. 전반기 65경기에 나갔지만 대타나 대수비로 뛰는 경우가 많았다. 타율은 2할4푼까지 후퇴했다. 팀 성적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두 선수의 팀 공헌도는 그리 크지 않았다.

두 선수는 김용희 감독의 가장 큰 안타까움을 산 선수였다. 노력에 비해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진단이었다. 박정권은 SK 타자 중 가장 먼저 경기장에 나와 가장 늦게 퇴근하는 선수였다. 박재상도 성실히 훈련을 하며 항상 기회를 엿보던 선수였다. 그러나 박정권은 부담이 컸고 박재상은 아무래도 들쭉날쭉한 출전 기회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가을바람이 살살 불어오자 거짓말처럼 살아나고 있다.
박정권은 후반기 SK 최고의 타자다. 후반기 44경기에서 타율 3할2푼2리, 10홈런, 31타점을 기록했다. 장타력이 완연히 살아나면서 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 9월 12경기에서도 3개의 홈런을 쳤다. 최정이 부상으로 빠진 경기가 많고 이재원과 브라운이라는 중심타자들이 부진한 상황에서 박정권의 장타는 한가닥 위안이 되고 있다. 시즌 타율도 어느덧 2할8푼5리까지 올라왔다.
대타로 나왔을 때 끈질긴 면모를 선보이며 기대가 걸렸던 박재상은 최근 김강민의 타격 부진으로 기회를 잡았고 그 마지막 기회는 놓치지 않고 있다. 후반기 32경기에서 2할8푼8리의 성적을 내고 있는 박재상은 최근 10경기에서는 3할6푼4리의 좋은 타율로 SK 테이블세터진의 축으로 자리 잡았다. 주전으로 나선 최근 5경기에서는 3경기나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벤치의 믿음에 부응 중이다.
경기 외적으로도 의미가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위기 때 팀 타선을 이끌며 끌어간다는 것은 전체적인 안정감과도 연관이 클 수밖에 없다. 비록 올 시즌 중반까지는 아쉬움이 가득한 시기였지만 지금이라도 반등한다면 막판 순위 싸움에 나선 팀에 결정적인 보탬이 될 수 있다. 두 선수의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았듯이, SK의 시즌도 아직은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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