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간판 3루수, 그리고 클럽하우스의 ‘정신적 리더’가 각각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했다. 누군가는 이 공백을 메워야 SK의 5위행 불씨도 살아날 수 있다. SK는 드디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베테랑 이대수(34)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대수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SK는 현재 최정(28)과 박진만(39)이라는 핵심 선수가 부상으로 빠져 있다. 올 시즌 부상으로 두 차례나 재활군에 내려갔던 최정은 최근 봉와직염 증세로 다시 1군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큰 부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언제 다시 1군에 전력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박진만은 사실상 올 시즌을 접는 수순으로 가고 있다.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귀루하다 베이스를 잘못 밟아 오른 무릎을 다쳤다. 시즌 아웃은 물론 은퇴 위기에서 휩싸여 있다.
두 선수의 가치는 SK에서 어마어마하다. 최정은 말이 필요 없는 SK의 간판타자이자 핫코너의 주인이다. 나이와 관계없이 모든 선수들이 신뢰하고 타석마다 기대를 거는 선수다. 최정이 없는 SK 타선은 상상하기 어렵다. 올 시즌 최정의 부상으로 휘청거린 SK 타선을 생각해보면 답이 쉽게 나온다.

박진만은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은 그다지 화려하지 않다. 그러나 유격수와 3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을 다잡는 정신적 지주의 몫이 워낙 컸다. 박진만이 제한된 출전 기회에도 불구하고 1군 명단에 계속 이름을 올렸던 결정적인 이유다.
요약하면 그라운드의 리더, 그리고 클럽하우스의 리더가 모두 빠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 몫을 대신해야 하는데 이대수의 어깨에 큰 기대가 걸리고 있다. 지난해 한화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팀 SK에 합류한 이대수는 사실 지금까지는 잦은 부상으로 팀 전력에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잠깐 1군에 왔다가 부상 및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러나 9월 들어서는 달라졌다. 최정이 빠진 후 기회를 잡았고 맹타로 팀에 보답하고 있다.
이대수는 9월 들어 10경기에서 타율 3할6푼4리와 7개의 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주 성적이 워낙 좋았다. 10일과 11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전 소속팀 한화를 울리는 맹활약을 선보였고 주말 NC와의 2연전에서도 모두 멀티히트를 치며 제 몫을 했다. 최정의 이탈로 공격력의 큰 손실이 예상됐던 SK가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이대수의 활약이 적잖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이대수는 팀의 고참급 선수로 클럽하우스에서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선수다. 당장 동기인 주장 조동화를 보좌하는 부주장이 바로 이대수다. 통산 1100경기에 출장한 이대수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적임자이기도 하다. 항상 덕아웃에서 파이팅을 불어넣고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리더 중 하나라 박진만의 보이지 않는 공백도 잘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중책을 짊어진 이대수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