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투나 개인 성적은 욕심 없다”.
에스밀 로저스(30)는 5위 싸움을 펼치고 있는 한화 이글스에 구세주다. 쉐인 유먼의 대체 선수로 영입됐고, 8월 6일 대전 LG 트윈스전 선발 등판으로 데뷔해 9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이후 8월 11일 수원 kt전서 완봉승, 그리고 8월 22일 광주 KIA전에서도 완봉승을 거두며 괴물 투수로 자리 잡았다. 7경기 등판해 4승 1패 평균자책점 2.54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완투 3번에 완봉승 2번은 로저스의 괴력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가끔씩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지난 13일 사직 롯데전에선 8⅓이닝 4실점을 기록했는데, 더 던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미 129개의 많은 투구 수를 기록했음에도 경기를 끝내고 싶어 했다. 결국 시즌 4번째 완투에는 실패했다. 어찌됐든 한화는 로저스의 호투를 앞세워 7-4로 승리. 5연패서 탈출할 수 있었다. 5위 탈환 희망도 이어갔다.

로저스의 의지는 다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었다. ‘이닝 옵션’이 걸린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나왔다. 하지만 로저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15일 광주 KIA전에 앞서 완투 욕심에 대해 “완투나 개인 성적에 대한 욕심은 없다”면서 “그 전에 불펜 투수들이 많이 던졌고, 난 5일 쉬었기 때문에 괜찮았다. 팀 승리에 대한 의지가 컸고, 승리에 공헌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더 던지려고 했을 뿐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롯데와의 중요한 경기를 잡은 것에 대해서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기 보단 매 경기가 중요하다”면서 “팀 승리에 공헌해 기쁘다. 그리고 모든 선수들이 팀 승리를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짧은 시간 동안 우여곡절을 겪었다. 5경기 등판 이후 1군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컨디션 저하”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선 “감독님이 결정한 부분이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다소 침체된 최근 분위기를 두고도 “처음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매 경기 최선을 다 하다 보니 때로는 즐거워 보이고 때로는 진지하게 보이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이날 경기에서 KIA에 승리하며 6위 KIA를 반 경기 차로 추격했다. 5위 탈환에 대한 기대는 더 높아졌다. 로저스는 이 순위 싸움에 대해선 “미국에 없는 제도지만 중압감 같은 건 없다. 우리 팀도 충분히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이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뿐이다. 모든 경기는 똑같다고 생각한다”는 각오를 전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