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식이 없었더라면 한화의 5강 싸움은 가능했을까.
한화 '전천후 투수' 송창식(30)이 또 한 번의 인간승리를 썼다. 송창식은 지난 15일 광주 KIA전에 4회 구원등판, 9회까지 5⅓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역투로 한화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8회 김주찬에게 맞은 홈런이 유일안 안타이자 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이날로 시즌 8승(7패)째를 거둔 송창식은 신인 시절이었던 지난 2004년 이후 무려 11년 만에 개인 최다승 타이기록을 이뤘다. 8승뿐만 아니라 11개의 홀드와 개인 최다 58경기 등판까지 올 시즌 송창식은 선발·구원 보직을 가리지 않고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세광고 출신으로 지난 2004년 2차 1번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송창식은 첫 해부터 8승을 올리며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 그러나 이듬해 팔꿈치 수술로 시즌아웃됐고, 2007년을 끝으로 손가락에 피가 통하지 않는 버거씨병에 시달리며 현역에서 은퇴했다.
이후 모교 세광고에서 후배들을 가르친 송창식은 병이 호전되자 다시 마운드에 섰다. 2010년 한화에 테스트를 거쳐 재입단했고, 2011년부터 다시 1군 투수로 우뚝 섰다. 이때부터 송창식은 대부분 시간을 구원으로 나왔지만,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대체 선발 1순위였다.
특히 올해는 선발 10경기와 구원 48경기로 어느 때보다 바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역대 선발 10경기 이상 던진 투수 중 구원으로 45경기 이상 나온 건 2003년 롯데 주형광(10선발+52구원) 뿐이다. 그해 주형광은 74⅔이닝을 던졌지만 올해 송창식은 105⅔이닝으로 이미 훌쩍 넘어섰다.
후반기 들어 송창식의 존재감은 더욱 빛나고 있다. 에스밀 로저스를 제외하며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는 한화는 윤규진이 어깨 충돌증후군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고, 권혁과 박정진마저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때 송창식이 선발이든 구원이든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투구로 공백을 든든히 메우고 있다.
송창식은 선발·구원을 오가는 것에 대해 "이미 몸이 적응돼 있다. 선발이든 구원이든 한 이닝, 한 타자에만 집중한다"며 "고치에서부터 우리 선수들이 정말 많이 고생했다. 다 같이 웃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창식이 없었더라면 한화는 5강에서 멀어졌을 것이다. 헌신의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