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의 성장세, 2007년 김광현과 비교해보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9.16 13: 01

한화 신인 투수 김민우(20)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전반기 적응기를 보내고 후반기부터 확실한 전력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2007년 SK 신인 김광현(27)과 많이 비교된다. 
안산공고 출신으로 2007년 1차 지명을 통해 SK에 입단한 김광현은 데뷔 첫 해 20경기 3승7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다.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전반기에는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전반기 12경기(8선발)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 4.69에 그쳤다. 2군에서 투구폼 교정 및 제구 잡는 시간을 가졌다. 2군 등판이 없는 날에는 1군에서 김성근 감독에게 1대1 지도를 받았다. 
그 결과 후반기에는 8경기(5선발) 2승2패 평균자책점 2.45로 활약하며 안정감을 보였다. 9이닝당 탈삼진이 4.9개에서 7.4개로 증가한 반면 9이닝당 볼넷은 5.8개에서 3.7개로 대폭 줄었다. 불안한 컨트롤이 안정되면서 실전용으로 쓰이기 시작했고, 그해 두산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22승 투수 다니엘 리오스와 선발 맞대결에서 깜짝 승리투수가 돼 화려하게 비상했다. 

용마고를 졸업하고 2015년 2차 1번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민우도 닮은꼴 행보를 걷고 있다. 김민우는 올 시즌 1군 35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 중이다. 전반기에는 18경기 모두 구원등판,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6.75에 머물렀다. 김광현처럼 2군에도 잠시 다녀오면서 준비하는 시간을 길게 가졌다. 
1군과 동행하면서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실전 경기가 아닌 불펜피칭으로 투구폼과 밸런스를 다듬는 '지루한 시간'이 이어졌다. 김민우는 "불펜에서 많은 공을 던지며 몸을 풀었다. 폼을 부드럽게 가져가는데 집중했다. 지금도 투박하지만 전보다는 부드러워졌고, 직구가 살아나고 있다. 시키신 대로 열심히 훈련한 결과"라고 말했다. 
전반기 동안 훈련 위주로 준비하는 시간을 가진 김민우는 후반기 한화 마운드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으로 성장했다. 후반기 17경기(7선발) 1승1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이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2승을 아깝게 놓쳤지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팀 공헌도가 높다. 김민우 역시 9이닝당 볼넷이 6.0개에서 4.6개로 줄며 제구력이 안정된 게 눈에 띈다. 
여러모로 2007년 김광현을 연상케 하는 성장 과정과 속도가 아닐 수 없다. 물론 김광현은 전형적인 왼손 파이어볼러로 김민우와 스타일이 다르다. 김민우는 그 정도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하지만 커브와 제구가 좋다. 최근에는 140km대 초반의 직구와 100km대 안팎의 느린 커브를 주로 구사한다. 하지만 과감하게 몸쪽 제구로 승부할 수 있는 배짱은 김광현과 빼닮았다. 
SK 시절 김광현을 최고 투수로 키워낸 김성근 한화 감독은 "김민우는 이제 자기 투구폼대로 던지고 있다. 컨트롤이 좋아졌다"며 "구속은 150km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광현처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김민우, 만약 한화가 가을야구에 나가면 2007년 김광현처럼 깜짝 스타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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