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의 20년 숙원, 황금장갑 꿈은 이뤄질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9.16 13: 15

첫 황금장갑의 꿈, 불혹의 나이에 이뤄질 수 있을까. 
NC의 큰 형님 이호준(39)은 지난 15일 마산 kt전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6회 홍성무를 상대로 좌월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개인 통산 1700안타, 시즌 20홈런, 100타점을 한 번에 돌파했다. 지긋지긋한 아홉수를 만루 홈런 한 방으로 깬 것이다. 
이호준의 만루 홈런은 KBO리그에 상당한 족전을 남겼다. 만 37~39세 타자로는 최초로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고, 만 39세로는 처음 100타점을 돌파한 타자가 됐다. 우리나이 불혹의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방망이 실력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상징적인 기록을 앞세워 이호준은 생애 첫 황금장갑에도 도전한다. 시즌 119경기 타율 2할9푼2리 120안타 20홈런 103타점 OPS .874의 성적은 불혹의 타자라는 것을 고려하면 빼어난 성적이다. 이호준의 리더십으로 NC는 2위를 달리며 선전하고 있다. 
지난 1994년 해태에서 데뷔한 이래 꾸준하게 활약한 이호준이지만 유독 상복이 없는 편이었다. 개인 타이틀은 SK 시절이었던 2004년 타점왕(112개)을 차지한 게 유일하다. 대부분 시간 1루수와 지명타자로만 활약하다 보니 골든글러브에서도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아직 황금장갑 수상 경력이 없다. 
프로 22년차 베테랑 이호준의 오랜 숙원이 바로 각 포지션별 최고 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글러브다. NC 이적 후 첫 해였던 2013년 20년 만에 처음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후보로 참석했던 그는 "시상식에 가니까 상은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겠다. 집에 골든글러브 트로피를 갖다 놓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지만 지난해에는 아쉽게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도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다. 지난해 지명타자 골든글러브 수상자 이승엽(삼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호준과 같은 만 39세의 이승엽은 올해 121경기 타율 3할3푼1리 155안타 26홈런 90타점 OPS .947로 나이를 잊은 듯 활약하고 있다. 이호준에게 타점만 뒤질 뿐 나머지 기록에서는 앞선다. 최준석(롯데)도 131경기 타율 3할8리 144안타 28홈런 101타점 OPS .954)로 이호준보다 전체적인 성적이 낫다. 
NC 구단 관계자는 "이호준이 올해는 꼭 골든글러브를 받았으면 좋겠다"면서도 "만약 받지 못하게 되면 구단 차원에서라도 골든글러브를 준비할까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아직 시즌은 15경기가 더 남아있다. 이호준이 조금 더 분발한다면 첫 황금장갑도 꿈만은 아닐 것이다. 지긋지긋한 아홉수를 깼지만 남은 시즌 이호준이 더욱 집중해야 할 이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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