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성기였던 2009년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현수(27, 두산 베어스)가 6년 만에 100타점을 돌파했다.
김현수는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팀의 4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을 올렸다. 이날 이전까지 99타점을 마크하고 있던 그는 팀이 3-1로 앞서던 3회말 2사 3루에 이명우를 상대로 내야 가운데로 향하는 내야안타를 날려 1타점을 추가하고 100타점을 채웠다.
이는 자신의 통산 2번째 기록이다. 2008년부터 2년 연속 타율 3할5푼7리를 기록했던 김현수는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던 2009년에 23홈런 104타점으로 두 부문 모두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홈런 기록은 이듬해 하나 더 많은 24개로 시즌을 마쳐 깨졌지만, 타점은 아직까지 개인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다. 김현수는 6년 만에 100타점을 해내며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 경신도 눈앞에 두고 있다.

99타점이던 김현수의 타점이 세 자릿수로 바뀐 것은 팀이 3-1로 앞서고 있던 3회말이다. 2사 3루에 이명우를 만난 김현수는 내야 가운데로 느리게 가는 타구를 만들어냈다. 유격수 오승택이 타구에 접근하며 이닝을 끝내려고 했지만 내야안타가 됐고, 이것으로 100타점이 완성됐다.
이후에도 김현수는 팀 공격에 기여했다. 5회말 2사에는 박세웅을 맞아 볼넷을 골라 나갔고, 팀이 5-7로 뒤지던 7회말 무사 1, 2루에는 바뀐 투수 강영식과 대결해 중전안타를 뽑아내며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양의지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두산은 7-7 동점을 이뤘다.
하지만 팀 승리로 화룡점정을 이루지는 못했다. 4번 타순에서 자기 몫을 해낸 것은 물론 수비에서도 1루수-좌익수-1루수를 오가며 자리를 지킨 김현수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연장 12회말까지 가는 접전 끝에 롯데에 7-9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값진 기록을 세운 날 팀이 승리하지 못한 것은 김현수로서도 아쉬운 부분일 것이다. 물론 팀이 졌다고 해서 100타점의 가치가 크게 퇴색되지는 않는다. 한 시즌 내내 노력하며 쌓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과거 주로 3번 타순에서 타격에 임했던 김현수는 입단 후 4번 자리를 책임질 것으로 예상됐던 외국인 선수 데이빈슨 로메로의 부진 속에 최근 계속해서 4번으로 출장하고 있다. 3번일 때 3할2푼8리였던 타율이 3할1푼4리로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3번에서 305타수 동안 13개였던 홈런이 4번에서는 153타수 7홈런으로 조금 좋아진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정규시즌 잔여경기에서도 계속 4번으로 나설 김현수는 100타점을 넘어 자신의 최고 기록에까지 도전한다. /nick@osen.co.kr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