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백업 포수 안중열(20)이 부동의 주전 강민호의 자리를 완벽히 메웠다.
안중열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팀의 8번타자(포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의 9-7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6회초 1사 만루에서 때린 2타점 2루타는 이 경기의 승부를 가른 결승타가 될 수도 있는 한 방이었다.
지난 13일 사직 한화전에서 타격을 하던 강민호가 우측 팔꿈치 통증을 느끼며 안중열은 선발 투입되기 시작했다. 이종운 감독은 전날인 15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민호는 이틀 정도 상태를 보고 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15일 선발로 마스크를 썼던 안중열은 타석에서 3타수 1안타 3타점을 기록하고 홈 플레이트에 앉아서는 브룩스 레일리를 잘 이끌며 팀의 8-2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역시 안중열의 활약은 공수에서 빛났다. 우선 투수들을 안정시켜야 하는 포수 본연의 능력이 빛을 발했다. 선발 이명우가 3이닝 5피안타 3탈삼진 4실점하고 물러났지만, 안중열은 이후 나온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팀의 역전 과정에 일조했다. 그리고 연장 12회말까지 홀로 마스크를 썼다.
타선이 동점을 만들어준 뒤에는 자신의 방망이로 직접 역전시켰다. 롯데가 두산과 5-5로 맞서고 있던 6회초 1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선 안중열은 볼카운트 3B-2S에서 노경은의 7구째를 받아쳐 외야 좌측에 떨어지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비록 이후 동점이 되며 결승타가 되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에는 충분했다. 연장 12회초에는 삼진을 당하기는 했으나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도 펼쳤다.
두산과의 3연전을 앞두고 최소 이틀간 강민호에게 휴식을 줘야 했던 롯데는 걱정이 많았다. 주전 포수이자 팀 내 홈런 1위인 강민호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면 포수 자리는 물론 타선 전체의 무게감까지 떨어진다. 하지만 이틀 연속 8번에 배치된 안중열이 강민호가 타석에서 해줘야 할 몫을 부족함 없이 해줬다.
그 결과 롯데는 강민호 없이도 2연승에 성공했다. 안중열의 재발견으로 롯데는 남은 정규시즌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경우 가을잔치에서도 쏠쏠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카드를 하나 더 얻었다. /nick@osen.co.kr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