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기자의 극찬, "강정호는 한국의 이치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9.17 05: 51

스즈키 이치로가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대성공을 거둔 뒤로 일본인 야수들의 빅리그 진출이 유행이었다. 이제는 강정호(28·피츠버그)가 한국에서는 이치로와 같은 선구자가 됐다. 기존 KBO리그에서 투수의 길을 류현진(LA 다저스) 열었다면 야수의 길은 강정호가 닦아놓았다.
미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대기자 피터 개몬스가 강정호를 '한국의 이치로'라고 평가한 이유다. 개몬스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개몬스데일리닷컴'에 강정호와 관련된 칼럼을 게재했는데 일본의 이치로(마이애미)와 쿠바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뉴욕 메츠)처럼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평했다.
개몬스는 '시애틀 매리너스가 일본인 스타 이치로에게 투자하고, 오클랜드 에슬레틱스가 쿠바의 거포 세스페데스를 영입한 것처럼 피츠버그는 시장에서 검증이 되지 않았던 한국인 야수 강정호를 최초로 데려왔다. 남들보다 빠르게 받아들인 덕분에 싼값에 계약한 보상을 받고 있다. 강정호는 올해 신인 야수 2위의 대체선수대비기여도(WAR) 4.1을 기록 중이다'고 전했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 대성공하며 동양인 야수에 대한 편견을 없앴고, 일본프로야구 선수들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대상이 됐다. 쿠바에서는 세스페데스가 타자로 성공한 이후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 호세 아브레우(시카고 화이트삭스)처럼 거액에 계약한 선수들이 가치를 높였다. 미지의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최초의 야수 강정호의 성공도 같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박병호(넥센) 김현수(두산) 등 향후 한국인 야수들에게 새로운 길을 개척한 선구자로 인정받는 것이다.
개몬스는 '강정호는 배트 스피드가 염려됐으나 93마일 이상의 강속구에 메이저리그 전체 7위의 .634의 장타율을 기록 중이다. 운동능력에 있어서도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평균 수비수보다도 +6점을 세이브했다'며 공수에서 강정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몸값 대비 활약상도 매우 뛰어나다. 개몬스는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올해 강정호의 생산성은 3250만 달러의 가치가 있다. 피츠버그는 포스팅 금액 포함해도 2018년까지 총액 1600만 달러에 강정호를 쓸 수 있다'며 헐값에 강정호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개몬스는 '놀라운 것은 강정호의 활약은 이제 시작됐다는 것이다.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와 달리 이제는 40홈런의 파워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깨닫고 있다. 전반기까지 강정호는 홈런 4개에 순수장타율(ISOP)이 .118이었다. 평균에서 마이너스였지만 후반기에는 홈런 11개를 터뜨리며 순수장타율은 두 배로 뛴 .251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개몬스는 '강정호는 전반기 땅볼 비율이 55%였는데 후반기에는 45%로 감소했다. 뜬공의 평균 거리는 전반기 254피트에서 282피트로 거의 30피트 가까이 늘었다. 메이저리그 평균은 264피트다. 후반기 강정호는 폴 골드슈미트(애리조나) J.D. 마르티네스(디트로이트) 조쉬 도널드슨(토론토) 등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개몬스는 강정호의 몸쪽 공략 대응 능력 향상에 주목했다. 그는 '전반기 강정호는 몸쪽 공에 땅볼이 56%이며 뜬공 거리는 228피트였다. 후반기에는 몸쪽 공에 땅볼이 40%로 감소했고, 뜬공 비거리는 279피트로 증가했다. 강정호의 몸쪽 공에 대한 장타율도 전반기 .333에서 .628로 급등했다'며 강정호의 이 같은 능력이 피츠버그의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우승 싸움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aw@osen.co.kr
 
[사진] 피츠버그=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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