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가을야구가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잦은 역전패와 1점차 패배로 한 끗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팀 전체에 힘이 떨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들이다.
한화는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서 3-4로 역전패했다. 6회까지 3-2로 리드하고 있었지만 7회 유격수 권용관의 결정적 포구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한 뒤 8회 권혁이 김주찬에게 3루타와 브렛 필에게 결승 희생플라이를 맞고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다시 8위로 떨어지며 5위 경쟁에서 밀려났다.
5위 롯데가 잠실 두산전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9-7로 승리하면서 격차가 2.5경기차로 벌어졌다. 이제 한화는 잔여 12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롯데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2.5경기차를 뒤집기란 쉽지 않아졌다. 반면 한화는 후반기 성적 18승30패로 리그 유일의 3할대(.375) 승률 팀으로 추락했다.

한화는 올해 역전패가 37번으로 가장 많다. 가장 적은 KIA가 23번의 역전패를 기록 중인데 그보다 14번이다 더 경기가 뒤집어진 것이다. 37번의 역전패 중 17번이 6회 이후 불펜에서 지키지 못하고 역전당한 것이다. 결정적으로 후반기 한화의 30패 중 17패가 역전패로 리그에서 압도적 1위에 올라있다.
불펜의 지키는 힘이 떨어진 것이다. 후반기 한화의 구원 평균자책점은 5.07로 전반기(4.36)보다 상승했다. 불펜 필승조 권혁(4.01→7.18) 박정진(3.06→3.20) 윤규진(2.50→3.27)의 평균자책점도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김민우를 제외하면 불펜 부담을 덜어줄 투수도 나오지 않았다.
1점차 승부에서도 너무 약하다.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1점차 패배 22번을 기록 중이다. 1점차 승리가 15번으로 승률(.405)상으로도 신생팀 kt(9승15패·.375)보다 나은 수준이다. 전반기에는 1점차 승부에서 11승11패 5할 승률로 버텼지만, 후반기에는 1점차에 4승11패 승률 2할6푼7리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1점차 승부는 전력을 쏟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경기에서 패하면 데미지가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후반기 1점차 패배 다음 경기에서 3승7패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37번의 1점차 경기로 인해 선수단 전체의 체력 및 심리적 소모가 상당하다. 시즌 후반 막대한 피로감으로 밀려온다.
시즌 개막부터 앞만 보고 전속력으로 달려온 한화, 이제는 힘이 확실히 떨어진 모습이다. 페이스 조절을 하기에는 너무 멀리 왔고,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잦은 역전패와 1점차 패배의 충격에서 쉽게 헤어나기 어려운 이유다. 8년만의 가을야구를 꿈꿔온 한화의 목표가 종착역에 이르러 가물가물해졌다. /waw@osen.co.kr

[사진] 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