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패배라 할 수 있는 2011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가 연상된다. 당시 전북은 우승 실패라는 충격을 잘 극복했다. 그리고 K리그 정상에 올랐다. 그런 모습이 이번에도 필요하다.
충격적인 패배다. 전북은 16일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만박기념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감바 오사카(일본)와 원정경기에서 2-3으로 패배했다. 1차전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던 전북은 1무 1패를 기록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접전 속에서 4강행 문턱까지 밟았던 전북을 큰 충격을 받았다.
1분을 버티지 못했다. 전북은 1차전에서 무실점 무승부를 거둬 2차전에서 승리 혹은 0-0을 제외한 모든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4강에 진출하게 됐다. 전북은 감바와 공방전 속에서 후반 43분 우르코 베라가 득점포를 가동해 2-2를 만들었다. 4강행 문턱을 밟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경기 종료 1분을 남긴 후반 48분 유네구라 고키에게 결승골을 허용하고 패배하고 말았다.

후반 31분 구라타 슈에게 기습 중거리포를 허용해 1-2로 끌려갔지만, 끝까지 포기를 하지 않았던 전북이다. 그래서 베라가 동점골을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순간의 방심 혹은 실수가 종료 직전 실점으로 연결됐다. 감바는 벤치의 모든 선수와 코칭 스태프가 그라운드에 뛰쳐나갈 정도로 기뻐했고, 전북은 모든 선수가 주저 앉았다. 희비가 크게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충격이 크다. 이근호는 "아쉽다"만 반복하며 고개를 저었다. 이재성도 "동료들은 물론 개인적으로도 충격이 큰 것 같다"고 인정했다. 이외에도 전북의 모든 선수들은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마치 2011년 전주에서 열렸던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패배한 직후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물론 8강과 결승전의 차이는 매우 크다. 그러나 전북이 이번 시즌에 들인 공을 생각하면 충격의 강도는 비슷할 수 있다.
전북은 지난 시즌이 끝난 직후부터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기 위해 사전 작업을 철저히 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떠나기는 했지만, 에두와 에닝요를 영입하며 공격진을 두텁게 했고, 김형일과 조성환을 영입해 수비까지 보완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루이스와 우르코 베라, 이근호가 합류하며 전력 보강에 소홀하지 않았다. 많은 노력을 기울인 만큼 8강 탈락이 충격도 크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아직 K리그 클래식은 8경기나 남았다. 2달 이상이 시간을 더 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충격에서 빠져 나와야 평소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다. 2011년에도 결승전 패배의 충격을 빨리 극복한 덕분에 전북은 창단 후 두 번째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재성은 "패배를 빨리 잊고 재정비를 해야 한다. 2차전 패배를 잊어야 리그 2연패를 할 수 있는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sportsher@osen.co.kr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