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의 9연승’ 밴덴헐크, 日역사 새로 썼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17 05: 58

KBO 리그 최정상급 외국인 투수의 위용은 일본에서도 통했다. 릭 밴덴헐크(30, 소프트뱅크)가 파죽의 9연승을 내달리며 일본프로야구 역사를 새롭게 썼다.
밴덴헐크는 1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4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이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넉넉하지 않은 득점 지원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은 밴덴헐크는 이날 승리로 일본 무대 진출 후 9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5회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위기도 없었다. 평균자책점도 2.33으로 낮아졌다.
이날 밴덴헐크의 승리는 소프트뱅크를 지구 우승으로 한걸음 더 이끄는 호투였다. 소프트뱅크는 이날 승리로 지구 우승 매직넘버를 ‘1’로 줄였다. 또한 개인과 리그에서는 일본프로야구의 신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컸다. 2013년과 2014년 삼성에서 활약한 뒤 올해를 앞두고 소프트뱅크와 계약을 맺은 밴덴헐크는 데뷔 후 한 번도 패하지 않으며 9승을 낚았다. 긴 역사를 자랑하는 일본에서도 데뷔 후 9연승은 처음 있는 일이다.

‘닛칸스포츠’에 의하면 데뷔 후 8연승을 기록한 선수는 일본 역사상 딱 두 번 있었다. 1956년 이나오 가즈히사가 데뷔 후 8연승을 달성했고 아이쿄 히사시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7년에 걸쳐 그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아이쿄 히사시는 불펜요원이었는데 유독 패전 없이 승리만 낚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으며 2006년에는 선발로 3승을 더 추가했다. 다만 2006년 5월 프로 108번째 경기에서 패전을 안아 이 기록이 끊겼다.
이날 기록을 달성한 밴덴헐크는 경기 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쨌든 오늘 경기에서 이겼고 매직넘버 하나를 줄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조만간 우승의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때는 함께 기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항상 이야기하지만 승리는 나 혼자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동료들의 힘을 빌려서 다음 경기에서도 집중하고 던지겠다”고 10연승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한편 데뷔가 아닌 개막 후로만 따지면 9연승은 외국인 투수 역사상 세 번째 있는 일이다. 가장 근래에는 1988년 쿼타이위안(당시 세이부)가 9연승을 넘어 10연승을 기록했다. 밴덴헐크가 패전 없이 한 번 더 승리를 거둔다면 이 기록 경신도 노려볼 수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