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진출은 멀어졌거나 멀어지고 있다. LG와 kt의 이야기다. 9위와 10위로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시즌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LG와 kt가 뿌릴 고춧가루가 얼마나 매울지도 시즌 막판을 보는 관심거리다.
LG와 kt는 16일 현재 9·10위에 처져 있다. kt(48승83패)는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상황이다. 남은 13경기에서 모두 이겨도 61승을 확보하는 데 그친다. 9위 LG와의 승차도 9.5경기 벌어져 있어 사실상 최하위 확정이다. LG(57승73패2무) 또한 현재 순위가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다.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해도 5위 롯데가 6승만 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다. 산술적인 가능성 정도만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유쾌하지 않은 트래직 넘버가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두 팀은 시즌 막판까지 최선을 다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조범현 kt 감독은 최하위가 사실상 확정된 시즌 중반부터 이런 뜻을 밝혔다. kt는 성장하는 팀이다. 올 시즌 막판을 좋은 분위기 속에서 마쳐야 내년을 위한 초석을 놓을 수 있다. 여기에 남은 경기는 이 젊은 팀에게 아주 중요한 강의실이다. LG 또한 상황은 비슷하다. 내년을 위해서라도 올 시즌 막판을 의미있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두 팀의 고춧가루는 시즌 막판 순위싸움에 정신이 없는 나머지 8개 구단에게는 피하고 싶은 존재다. 상대적으로 하위권 팀에게 잡히면 타격은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은 일정을 고려했을 때 두 팀이 순위싸움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LG는 5위를 노리고 있는 KIA와 3경기가 남아 있다. KIA로서는 LG가 신경 쓰일 법하다. 여기에 시즌 막판에는 5위 싸움을 하는 팀들과 나란히 맞붙는다. 9월 30일에는 SK와, 10월 2일에는 한화와, 3일에는 롯데와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5위 싸움이 적어도 1~2팀에게는 막판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면 LG가 꽤 큰 주목을 받을 수도 있다.
kt는 상대적으로 상위권 팀들과의 경기가 많다. 삼성과 3경기, 두산과 2경기를 한다. 또한 LG와 마찬가지로 시즌 막판에는 5위권 팀과 경기를 한다. 9월 29일에는 SK, 10월 1일에는 롯데, 3일에는 한화와 최종전을 갖는다. 역시 주목할 만한 팀이 될 수도 있다.
전력에서는 떨어지지만 만만치 않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는 충분하다. 바로 일정 때문이다. 두 팀은 상대적으로 지금까지 많은 경기를 치러 향후 일정 자체가 여유 있는 편이다. 16일 넥센과 경기를 한 LG는 17일과 18일 경기가 없다. 충분히 힘을 아낀 채 5연전을 맞이한다. 그 후에도 9월 말까지는 3연전 일정이 한 번도 없다.
LG는 선발진이 만만치 않은 팀이다. 헨리 소사, 루카스 하렐, 우규민, 류제국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경쟁력이 있다. 여기에 일정의 여유가 있는 경우 16일 넥센전처럼 선발 두 명을 붙일 수도 있다. 타격은 약하지만 이런 마운드를 깨부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kt도 마찬가지다. 9월 남은 15일 중 휴식일만 5일이다. 3연전 이상도 없다. 선택과 집중이 가능할 수도 있다. 여기에 kt는 이미 타격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팀으로 성장했다. 두 팀의 고춧가루가 생각보다 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