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빠진 팀에게 승리를 선사하고 힘까지 불어 넣는 투구가 이어지고 있다. SK 에이스 김광현(27)이 팀의 가을 가능성을 살리고 있다. 여기에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승률왕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김광현은 1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피홈런 2개를 포함해 6피안타, 3볼넷을 허용했으나 4실점(3자책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14승(3패)째를 거뒀다. 초반부터 나온 수비진의 실책에도 불구하고 크게 흔들리지 않으며 자신의 몫은 다했다. 결국 타선이 4-4로 맞선 7회 3점을 내며 김광현의 승리요건을 챙겨준 끝에 SK도 승리하고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
어려운 팀 사정 속에 책임감을 불태우고 있는 김광현이다. 5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SK는 현재 5위 롯데에 2경기 뒤진 7위를 기록 중이다. 포기할 상황도 아니지만, 낙관할 만한 상황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김광현은 최근 3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내는 에이스 몫을 톡톡히 했다.

4일 인천 삼성전에서 8이닝 1실점,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8이닝 1실점으로 나란히 승리를 따낸 김광현은 16일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3연승을 기록했다. 8월 한 때 다소 부진한 적도 있었지만 다시 자신의 진면모를 되찾으며 몸짓으로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이런 김광현은 올 시즌 14승3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로 따지면 82.4%다. 물론 김광현이 잘 던진 날도 많았지만 부진한 날 타선이 힘을 내며 김광현을 도와 준 날도 있었다. 실제 김광현은 올 시즌 5이닝 이하 소화 경기에서 팀이 6승2패라는 좋은 성적을 내며 부담을 덜 수 있었다. 그 결과는 리그 승률 1위다.
승률왕 타이틀도 가시권이다. 현재 김광현은 리그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유희관(두산, 81%), 3위 에릭 해커(NC, 77.3%)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 있다. 4위 한현희(73.3%)는 현재 불펜으로 전환한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승리를 따내기는 쉽지 않다. 김광현 유희관 해커의 ‘3파전’으로 압축이 된 모양새다. 다승이나 평균자책점처럼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선발의 덕목이 어디까지나 ‘팀 승리’라는 것을 고려하면 승률왕 타이틀도 적잖은 의미가 있다.
김광현은 데뷔 이후 다승왕과 평균자책점, 그리고 탈삼진과 승률 타이틀을 따낸 경험이 있다. 2008년 16승, 2010년 17승으로 두 차례 다승왕 타이틀을 따냈고 2009년에는 2.8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해 이 부문 최고봉에 올라섰다. 탈삼진은 2008년(150개) 타이틀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12승2패(.857)로 승률왕에 올랐는데 올해가 두 번째 도전이다. 승률왕이 되기 위해서는 승리는 최대한 많이, 패전은 앞으로 없어야 그 가능성이 높아진다. 김광현이 2010년 이후 첫 타이틀을 사냥한다는 것은 SK의 5위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개인 통산 100승(현재 97승) 조기 달성에도 가까워진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