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아쉽게 ACL 8강서 탈락했다. 그러나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 철저한 패인분석과 앞으로 행보가 더 중요하다.
전북은 16일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만박기념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감바 오사카(일본)와 원정경기에서 2-3으로 패배했다. 1차전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던 전북은 1무 1패를 기록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접전 속에서 4강행 문턱까지 밟았던 전북을 큰 충격을 받았다.
1분을 버티지 못했다. 전북은 1차전에서 무실점 무승부를 거둬 2차전에서 승리 혹은 0-0을 제외한 모든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4강에 진출하게 됐다. 전북은 감바와 공방전 속에서 후반 43분 우르코 베라가 득점포를 가동해 2-2를 만들었다. 4강행 문턱을 밟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경기 종료 1분을 남긴 후반 48분 유네구라 고키에게 결승골을 허용하고 패배하고 말았다.

이날 전북은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1-2로 상대에게 끌려가던 전북이었지만 종료직전 새롭게 영입된 베라가 만회골을 터트렸다. 경기 후반서 힘을 낼 것으로 믿었던 베라를 비롯해 김동찬의 플레이가 함께 합쳐지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다만 문제는 막판 수비 집중력이 떨어졌던 상황.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감바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잔디를 짧게 깎고 물을 많이 뿌리는 등 자신들이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이러한 여러가지 문제가 섞여 패했다. 물론 패배를 당하면서 K리그 소속팀들이 더이상 ACL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아쉽기는 하지만 큰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전북의 플레이가 오히려 박수를 받을 일이다. 특히 경기력 뿐만 아니라 전북이 ACL에 임하면서 보여줬던 준비 과정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
일단 상대의 강한 압박으로 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강한 집념을 보이며 4강 진출을 눈 앞에 두기도 했다. 감바의 2번째 골 상황도 상대가 완벽하게 만들어 낸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베라의 추가골 상황은 ACL 우승에 대한 집념이 나타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동안 전북은 ACL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숫자가 굉장히 늘었다. 홈팀 감바의 경우도 관중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원정임에도 불구하고 300명이 넘는 관중들이 전북을 응원했다. 전북 서포터스들과 함께 전북 기전대 학생들이 함께했다. 이날 만박기념경기장에는 전북의 유니폼 혹은 같은 색깔인 녹색 상의를 입은 팬들이 300여명 찾았다.
전북과 산합협력협약을 체결한 전주기전대학생 120명이 응원으로 힘을 보탰다. 전주기전대학의 장학프로그램에 선발된 120명의 대학생은 오사카에서 진행되는 장학프로그램 일정을 소화하고, 전북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그동안 전북이 연고지에 뿌리 내리기 위하 노력의 결과였다.
또 이들과 함께 전북은 원정을 떠나지 못한 팬들을 위해 전주 시내 영화관에서 단체 관람을 실시했다. 홈 팬들을 위한 서비스였다. 경기력 뿐만 아니라 적은 인원의 구단 프런트들이 노력해서 만들어 낸 결과였다.
올 시즌 전북은 K리그 평균관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북은 지난 12일 FC 서울과 K리그 클래식 30라운드 홈경기에서 26433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이로써 경기당 평균 관중 16718명을 기록해 서울(16618명)을 제치고 평균 관중 1위가 됐다. 전북은 이미 누적 관중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기록은 16경기 267480명. 전북이 인구 65만 여명에 불과한 전주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기록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전북의 존재와 축구를 뿌리내리기 위해서다. 차례 우승에도 전라북도 내 인지도가 낮다는 걸 인식한 전북 구단은 여러 방법을 동원해 전북에 대해 알렸다. 한 순간에 큰 변화를 바라지 않고, 꾸준하게 마케팅과 홍보를 한 전북은 결국 전라북도 내 인지도를 크게 끌어 올렸다. 그 결과 전주시에서 다가와 MOU를 체결하는 등 유관기관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만약 이날 승리를 통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갔다면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 경기 패했다고 해서 전북이 이어갈 행진은 중단되지 않는다.
특히 비교가 되는 것은 프런트의 숫자다. 맞대결 상대인 감바 프런트는 전북 구단 인원의 몇 배가 넘는다. 하지만 경기력은 대등했고 관중 동원도 크게 차이가 없었다.
비록 ACL에 탈락했지만 전북의 축구는 계속된다. K리그 클래식 2연패를 위한 행보가 이어진다. 문제점에 대한 정확한 파악은 중요하지만 확대해석은 경계해야 한다. / 10bird@osen.co.kr
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