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수-성공률 1위' 박해민, 발야구 신기원 쓰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17 13: 13

역사적인 타고투저와 함께 KBO 리그에 ‘빅볼’의 시대가 찾아왔다. 번트 등 잘게 썰어가는 야구보다는 한 방과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과감한 베이스러닝이 중요시되고 있다. 그 베이스러닝의 상징 중 하나인 도루에서는 박해민(25, 삼성)의 위력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박해민은 16일까지 시즌 53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리그 최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 때 2위 박민우(NC)와의 오차범위 내 접전이 이뤄진 때도 있었으나 13일 넥센전에서 2개, 그리고 16일 SK전에서 2개의 도루를 추가하며 박민우(45개)와의 격차를 8개로 벌렸다. 남은 경기수, 그리고 최근 박해민의 도루 페이스를 고려하면 박해민의 선두 수성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2013년 1군 데뷔 후 지난해부터 빠른 발과 수비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박해민은 지난해 36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5위에 올랐다. 올해는 더 늘어난 출장 시간, 그리고 스스로의 경험 및 자신감 축적까지 보조를 맞추며 도루 개수가 더 늘었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성공률이다. 보통 많은 도루를 시도하다보면 그만큼 잡히는 경우도 많고 성공률 측면에서는 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박해민은 전혀 그렇지 않다.

박해민은 53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동안 7개만을 실패했다. 성공률은 무려 88.3%로 지난해 자신의 기록(81.8%)보다 높다. 사실 도루 성공률이 75% 이상만 돼도 좋은 성적이고, 80%를 넘으면 리그 최정상급으로 손꼽히는 데 박해민은 무려 90%에 가까운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필연적으로 많아질 수밖에 없는 견제사도 2번에 불과하고 주루사도 4번으로 적은 편이다. 오히려 상대의 실책을 유발해 도루로 홈런에 준하는 효과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았다. 박병호, 에릭 테임즈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공포다.
그렇다면 박해민은 도루 개수와 성공률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올 시즌 20개 이상의 도루를 성공시킨 선수 중 80% 이상의 성공률을 기록 중인 선수는 총 6명이다. 박해민이 가장 높고, 팀 동료이자 지난해 도루왕인 김상수(삼성, 25도루-86.2%)가 뒤를 따르고 있다. 22도루를 기록 중인 나성범(NC)이 84.6%이며 그 뒤를 김종호(NC, 37도루-82.2%), 테임즈(NC, 36도루-81.8%), 이용규(한화, 27도루-81.8%)가 따르고 있다.
지난해 김상수도 53도루를 성공시키면서 무려 89.8%의 성공률을 기록했으나 32도루 성공에 91.4%의 확률로 한 베이스를 더 간 정근우(한화)가 있었다. 2013년 도루왕 김종호(50개)의 경우는 성공률이 78.1%로 80%에는 미치지 못했다. 2011년 오재원(두산, 46도루)이 86.8%의 성공률을 기록하며 20도루 이상 선수 중 가장 높은 성공률까지 기록했는데 박해민은 올해 개수는 추월했고 성공률은 더 좋다.
2002년 이후 50도루 이상 성공에 80% 이상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는 총 8명에 불과하다. 이 중 최고는 지난해 김상수로 53도루에 89.8%의 성공률이었다. 2위는 2004년 전준호로 53도루에 88.3%의 성공률을 기록했었다. 박해민이 조금 더 힘을 낸다면 김상수의 기록도 깰 수 있다. 박해민의 발에 비상한 관심이 몰릴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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