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한화가 자멸했다. 투수 8명을 총동원하는 벌떼야구에도 사사구 10개를 남발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한화는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 홈경기에 7-11 패배를 당했다. 2연패를 당한 한화는 62승71패가 돼 8위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잔여 11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5위 롯데와 격차는 여전히 2.5경기로 가을야구의 희망이 점점 꺼져가고 있다.
이날 한화는 선발 배영수를 시작으로 김범수-박한길-이동걸-정대훈-박성호-정재원-송은범까지 8명의 투수를 투입했다. 그러나 피안타 10개보다 많은 사사구 11개를 남발하며 거의 자멸하다시피 했다. 볼넷 9개와 몸에 맞는 볼 2개. 권혁·박정진 두 명의 필승조 투수를 제외하면 불펜을 총동원했지만 무기력한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선발 배영수는 2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1탈삼진 3실점으로 조기강판됐다. 특히 3회 2실점 과정에서 2개의 볼넷이 추가 실점의 빌미가 됐다. 3회 김종호와 에릭 테임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2사 1·2루 위기를 초래했고, 결국 나성범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맞고 강판됐다.
배영수에 이어 나온 신인 좌완 김범수는 첫 타자 이호준에게 초구에 몸에 맞는 볼을 던지며 흔들렸다. 4회에는 1사 후 김태군과 박민우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1·2루 위기에서 강판됐다. 뒤이어 나온 우완 박한길도 김종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곧장 이동걸로 교체됐다. 볼넷 3개로 만루 위기가 됐다.
이동걸도 계속된 2사 1·2루에서 테임즈에게 볼넷을 허용하더니 나성범에게 우중간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맞고 대량 실점했다. 볼넷 4개가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5회 1사에서 등판한 언더핸드 정대훈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며 유일하게 볼넷을 주지 않았을 뿐 7회 4실점 과정에 또 볼넷이 문제였다.
7회에는 박성호가 무사 2루에서 이호준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주자를 또 채웠다. 결국 지석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승부의 추가 NC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뒤이어 나온 정재원도 1사 1·2루에서 김태군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고, 박민우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맞아 또 실점이 됐다.
정재원이 볼넷을 내준 공이 포수 뒤로 빠지자 1루 더그아웃의 김성근 감독도 자리에서 일어선 채로 팔짱을 끼고 경기를 지켜봤다. 표정은 답답함으로 가득차 있었다. 9회 마지막 투수로 나온 송은범도 2사 후 박민우에게 볼넷 하나를 허용했다. 벌떼야구에도 불구하고 8명의 투수들은 11개의 사사구를 남발했고, 야수들은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실책성 플레이가 속출했다. 악순환의 반복, 한화의 가을야구가 멀어지고 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