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모르게 답답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두산 베어스 타선이 본연의 힘을 마음껏 과시했다.
두산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장단 15안타를 몰아치며 13-0으로 대승을 거뒀다. 2연패를 끊어낸 4위 두산은 시즌 70승(59패) 고지에 올랐다.
가장 결정적이었던 것은 홍성흔의 만루홈런이었다. 팀이 2-0으로 앞서던 3회말 1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선 홍성흔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들어온 송승준의 커브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작렬시켰다. 이는 이번 시즌 두산의 첫 만루홈런이기도 한 이 홈런으로 6-0을 만든 두산은 초반 승기를 잡았다.

이후에도 두산 타선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4회말에는 1사에 김현수의 볼넷과 양의지, 오재원의 연속안타로 1득점한 뒤 다시 나온 홍성흔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여기에 2사 후 허경민의 중전 적시타까지 나오며 두산은 10-0으로 멀리 달아났다.
두 자릿수 득점을 해냈지만 멈추지 않았다. 6회말 두산은 롯데를 더욱 몰아붙였다. 선두 오재원이 스트라이크 낫아웃 출루에 성공한 뒤 홍성흔, 최주환의 연속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든 두산은 허경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와 2사 후에 외야 우측 깊은 곳까지 흐른 정수빈의 2타점 3루타를 묶어 13-0으로 도망갔다.
기분 좋은 선발 전원안타까지 달성한 두산은 결국 13-0으로 경기를 끝냈다. 두산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것은 지난달 7일 잠실 넥센전 이후 처음이다. 한 달이 넘게 두 자릿수 득점 경기 없이 침체된 모습을 보였던 타선은 외국인 타자 데이빈슨 로메로 없이도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최근 두산은 찬스에서 잦은 번트 실패와 응집력 부족 등의 이유로 상대보다 많은 점수를 뽑기 어려운 경기들을 계속했다. 하지만 이날은 연패 기간 드러났던 침체된 모습을 한 번에 만회하기라도 하듯 흐름이 넘어온 뒤에도 게속해서 롯데 마운드를 공략하기 위한 악착같은 타격을 했다. 출루하겠다는 의욕이 모든 타자들에게서 엿보였다.
마운드에서는 7⅔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생애 최고의 투구를 보여준 이현호가 있었다면, 타석에서는 홍성흔과 정수빈의 활약이 가장 뜨거웠다. 홍성흔은 팀의 시즌 첫 만루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5타점으로가장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정수빈도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