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O 리그 최대 흥행작은 '와일드카드 진출전 티켓' 신설이다. 4~5위 격차가 일찌감치 벌어져 자칫 맥이 빠질 뻔했지만, 5위까지 가을야구가 가능해지며 롯데, KIA, SK, 한화가 여전히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5위 한화부터 8위 한화까지, OSEN 담당기자들이 5강 진출 가능성을 샅샅이 분석했다.
불타는 4월, 선전했던 5월. 이후 끝없는 추락을 맛봤던 롯데 자이언츠. 한때 시즌 승패마진 -11에 9위까지 추락하기도 했던 롯데는 9월부터 시작된 연승행진 덕분에 5위 자리를 탈환했다. 롯데의 9월 성적은 17일 현재 10승 4패 1무,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롯데의 성적은 64승 68패 1무로 5위를 지키고 있다. 1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일찌감치 마운드가 무너지며 0-13으로 완패를 당했지만, 5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도 약속이나 한 것처럼 동시에 패배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6위 KIA와는 1게임, 7위 SK와는 1.5게임, 8위 한화와는 2.5게임 차다.

▲ 롯데, 이래서 가을야구 한다
롯데가 5위 싸움에서 가장 유리한 건 사실이다. 일단 시즌 잔여경기가 얼마 남지 않아 경쟁팀들이 따라붙을 시간이 많지 않고, 일정 또한 나쁘지 않다. 롯데가 남은 11경기에서 5승 6패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KIA는 8승 6패를, SK는 9승 5패를, 한화는 8승 3패를 해야 앞지를 수 있다. 롯데가 6승 5패를 한다면 KIA는 9승 5패, SK는 10승 4패, 한화는 9승 2패를 해야 한다. 시즌 막판 쉽지만은 않은 수치다.
게다가 롯데는 9월들어 투타 모두 안정적이다. 롯데의 16일 기준 9월 팀 타율은 3할1리로 전체 2위까지 올라갔다. 팀 평균자책점은 3.99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8월 중순 이후 송승준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하며 어려움을 겪기도 했던 롯데지만, 그 시기를 이명우-배장호로 버티면서 결국 5위 자리까지 올라갔다. 더불어 롯데는 8월 9일 이후 7회까지 앞선 경기 15전 전승으로 뒷문까지 탄탄해졌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가 좋다. 성적이 좋지 않았을때도 경기 중 더그아웃 분위기는 뜨거웠다. 그리고 선수들이 저력을 발휘하며 5위를 탈환하자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경기에서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는 게 요즘 롯데 선수들이 말하는 더그아웃 분위기다.
일정도 나쁘지 않다. 롯데는 남은 11경기 가운데 8경기를 안방인 사직구장에서 한다. 삼성, NC, 넥센, SK, LG, kt와는 각각 1경기씩만 남겨두고 있고 두산과 3경기, KIA와 2경기를 한다. 5위 자리를 지켜야하는 상황에서 경쟁팀과 맞대결이 얼마 안 남은 게 부담이 적다. 그만큼 변수가 적기 때문이다.
▲ 롯데, 이래서는 위험하다
분명 롯데가 가장 유리한 건 맞다. 현실적으로 잔여경기 승률 5할만 조금 넘겨도 롯데는 3년 만의 가을야구 티켓 획득에 가까워진다. 그런데 이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게 바로 방심이다. 롯데가 유리한 건 맞지만, 결코 안심할 정도로 격차를 많이 벌려놓지는 못했다.
9월 들어 투타 조화를 이루고 있지만, 전력에는 여전히 변수가 많다. 일단 선발진은 최근 잘 돌아가고 있지만, 결국 믿을 수 있는 카드는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 둘이다. 송승준은 부상복귀 후 아직 100% 전력이 아니고, 박세웅은 이제 막 선발진에 자리잡은 루키다. 가장 큰 고비는 연전이 기다리고 있는 22~24일 사직 두산전이다.
수비도 탄탄하게 버텨줘야 한다. 롯데가 시즌 중반 고전했던 표면적인 이유는 마운드 붕괴였다. 그렇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수비가 도와주지 못한 경기가 많았다. 기록되지 않은 수비실수가 반복되면서 투수들이 흔들리고, 그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한 투수들은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유난히 롯데의 역전패가 많았던데는 수비의 책임도 피할 수 없다. 남은 11경기 모두 결승전이라는 생각으로 야수들이 수비에서 더욱 집중해야 한다.
▲ 키플레이어는 역시 송승준
롯데가 5강 티켓 경쟁중인 3팀과 비교해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선발진이다. 외국인투수 원투펀치는 10개구단 가운데 가장 강력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중요한 건 그 뒤를 받쳐줄 3선발의 존재다. 송승준은 7월 말 팔에 근육통을 호소하며 자진강판했고, 이후 8월 출전을 강행하다가 부상이 심해져 1군에서 말소됐다.
이후 8일 복귀해 2경기동안 8이닝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던 송승준은 17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복귀 후 아직 컨디션이 100% 돌아오지는 않은 모습이다. 송승준이 3선발 자리에서 남은 11경기 중 2경기만 최소 퀄리티스타트로 확실하게 책임져준다면 롯데의 5강 진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하나 더, 앞서가는 이야기지만 만약 롯데가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가고, 또 거기서 통과한다면 준 플레이오프 1차전은 송승준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남은 경기에서 구위를 빨리 되찾아야할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clea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