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O 리그 최대 흥행작은 '와일드카드 진출전 티켓' 신설이다. 4~5위 격차가 일찌감치 벌어져 자칫 맥이 빠질 뻔했지만, 5위까지 가을야구가 가능해지며 롯데, KIA, SK, 한화가 여전히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5위 한화부터 8위 한화까지, OSEN 담당기자들이 5강 진출 가능성을 샅샅이 분석했다
불펜의 힘을 앞세운 KIA 타이거즈가 5강 열차에 탑승할 수 있을까.
KIA는 시즌 전까지만 해도 하위권이 예상됐다. 주전 선수들이 군 입대 혹은 특별지명으로 대거 이탈했다. 외부 FA 영입도 없었으며 팀 리빌딩에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로 일본 스프링캠프 연습 경기에서 전패를 당하는 등 출발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KIA는 예상 외로 강했다. 신구 조화가 적절히 이루어지며 어느덧 5강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재 5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격차는 단 1경기 차. 남은 14경기에서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

▲ KIA, 이래서 가을야구 한다
현재 KIA의 가장 큰 장점은 불펜이다. KIA는 올 시즌 꾸준히 마운드의 힘으로 버텼다. 팀 평균자책점이 4.67로 NC(4.39), 삼성(4.60)에 이어 3위다. 마운드만 본다면 리그 1,2위 팀과 나란히 하고 있을 정도. 특히 중간 계투진의 평균자책점이 4.47로 리그 1위를 기록 중이다. 9월 들어선 무려 1.90의 평균자책점을 자랑하고 있다. 선발이 일찍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있다.
베테랑 최영필이 최근 10경기서 평균자책점 1.54로 호투 중이다. 김광수도 최근 6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심동섭이 9월 들어 9경기서 평균자책점 1.80, 마무리 윤석민이 4경기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59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아울러 외국인 투수 에반 믹이 합류하며 불펜진은 더 탄탄해졌다. 홍건희, 임기준 등 롱릴리프 자원도 충분한 상황. 5위 경쟁 중인 SK와 4경기, 롯데와 2경기를 남기고 있는데, 이 경기들을 잡는다면 5강 가능성은 높아진다.
▲ KIA, 이래서는 위험하다
불펜이 가장 큰 강점이지만 선발진은 다소 불안한 상황이다. 김기태 감독도 “선발 자원이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전반기가지만 해도 KIA 선발 투수들은 제 몫을 다 해주며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에이스 양현종이 후반기 어깨, 손목 부상 등으로 주춤하다. 외인 투수 조쉬 스틴슨도 9월 이후 1승 2패 평균자책점 7.62로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임준혁 정도가 8~9월 3승을 수확하며 좋은 모습이다. 원투 펀치가 흔들리니 확실히 잡아야 할 경기도 놓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당장 이번 주말 선발 투수가 고민인 KIA다.
더 큰 문제는 팀 타선이다. KIA의 팀 타율은 2할5푼1리로 단연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리그에서 가장 경기 당 4.5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9월 이후에는 팀 타율이 2할3푼7리(10위), 그리고 경기 당 3.5득점에 불과하다. 시즌 득점권 타율은 2할4푼9리(9위) 대타 성공률도 1할9푼5리(9위)다. 빈약한 타선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니 어려운 경기가 계속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마운드의 힘으로 버텼지만 불펜의 힘이 떨어진다면 한 번에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수비에선 세밀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올 시즌 팀 실책이 69개로 최소 1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보이지 않는 실책이 너무 많다. 콜 플레이, 중계 플레이 등 기본적인 수비 점검이 필요하다. 투수들이 잘 던지기 위해선 좋은 수비가 뒷받침돼야 하는 법이다.
▲ 키플레이어는 스틴슨-나지완
KIA가 5위 경쟁 팀들을 이기기 위해선 꾸준한 선발 투수들이 필요하다. 양현종은 몸 상태가 100%가 아닌 상황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16일 광주 한화전에서도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 더 좋아질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2선발 스틴슨이 힘을 내야 한다. 한화는 로저스, 롯데는 린드블럼-레일리라는 확실한 외인 카드로 5강을 노린다. 반면 KIA 선발 스틴슨은 이들과 비교해 부족한 모습. 다시 ‘땅볼 요정’으로 돌아와야 한다. 양현종-스틴슨-임준혁의 로테이션은 제대로 돌아가야 승부를 볼 수 있다.
타선에선 나지완의 부활이 여전히 절실하다. 나지완은 올 시즌 타율 2할3푼3리 7홈런 27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최근 중요한 시점에서 나지완 대타 카드를 꺼내들곤 한다. 하지만 대타 타율도 2할 1홈런 4타점에 불과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중요한 순간에 해주지 않겠나”라며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이제는 그 기대에 응답해야 할 때다. 그래야 팀 타선도 살아날 수 있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