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홀드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KIA 타이거즈의 불펜진은 철벽투를 선보이고 있다. KIA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4.47로 리그 1위를 마크하고 있다. 특히 9월 들어 1.90(1위)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필승조는 상승세다. 그 필승조의 중심에는 좌완 투수 심동섭(24)이 있다.
심동섭은 올 시즌 61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1세이브 20홀드 평균자책점 4.32를 기록하고 있다. 안지만(삼성, 31홀드)에 이어 홀드 부문 리그 2위. 그리고 KIA의 역대 한 시즌 최다인 18홀드(2010년 손영민)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2일 청주 한화전에서 18홀드째로 최다 타이를 기록하더니, 5일 대구 삼성전에서 19홀드를 기록하며 KIA의 한 시즌 최다 홀드의 주인공이 됐다.

심동섭은 “제가 던진 걸 하이라이트로 보는데, 그 TV 방송을 통해 타이거즈 최다 홀드라는 걸 알게 됐다. 그렇게 많이 했을 거라 생각지 못했다”면서 “항상 7홀드, 9홀드만 했었기 때문에 시즌 전에 두 자릿수 홀드가 목표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20홀드에 만족하지 않았다. 심동섭은 “타이거즈 최다라고는 하는데 너무 적지 않나 생각했다. 그래서 아직까지 자부심 같은 건 없다. 30개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이 부족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래도 올 시즌 KIA의 불펜진은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다. 심동섭 역시 스스로도 그 부분에 대해 만족감을 표한다. 그는 “우리 팀은 항상 중간 투수가 부족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올해 (윤)석민이형이 오고 모두 좋은 상태다. 이번에 하 번 잘 해봤으니 꾸준히 하다보면 불펜진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시즌 전에는 마무리 욕심도 있었다. 그러나 윤석민이 전격 복귀하면서 주로 셋업맨 임무를 맡았다. 그리고 그게 오히려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심동섭의 설명이다.
심동섭은 “마무리 욕심이 있긴 있었다. 그런데 저는 경험이 없고 석민이형이 왔다”면서 “석민이형이 뒤에 있으니 중간 투수로 나올 때 부담이 덜하다. 제가 못 막더라도 뒤에 막아줄 투수가 있기 때문이다. 서로 도와가면서 하니까 더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홀드도 혼자 할 수 있는 기록이 아니고 선배님들, 후배들이 다 도와줘서 가능했다”라고 설명했다.
심동섭은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9월에 더 힘을 내고 있다. 9월 9경기서 2승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80의 최고의 기록. 최근의 변화에 대해선 “팀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내가 못 던지면 안 된다. 나 하나로 팀을 망가뜨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던진다. 그리고 불펜 투수들끼리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서 “기술적으로는 밸런스가 잡혔다”라고 답했다.
또 한 가지 상승세의 이유는 치열한 순위 싸움. 심동섭은 “타이트한 상황에 나가고 순위 싸움을 하다 보니 집중력이 확실히 좋아졌다. 2013년, 2014년엔 항상 이 맘 때쯤 팬들도 없고 야구도 재미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재미있게 순위 싸움을 하니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즌 초에는 점수 차가 많이 났을 때 등판하면 많이 맞았다. 분명 차이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심동섭의 목표는 당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그는 “성적보단 팀 5강이 우선이다”며 굳은 각오를 표했다.
타이거즈에서 한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을 쓰고 있는 심동섭이 그 기세를 어디까지 이어갈지 주목된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