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몰린 한화, 믿을 구석은 '연패 스토퍼' 로저스뿐이다.
한화 괴물 외인투수 에스밀 로저스(30)가 실낱같은 포스트시즌의 희망을 살릴 수 있을까. 가을야구에서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한화가 로저스를 앞세워 마지막 희망의 불꽃을 태운다. 18일 대전 NC전에 선발등판하는 로저스에게는 어느 때보다도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한화는 18일 현재 62승71패 승률 4할6푼6리로 8위에 머물러 있다. 5위 롯데(64승68패1무·.485)와는 2.5경기차로 추격권에 있지만 잔여 11경기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5위 경쟁팀들과 맞대결 일정이 모두 끝나 자력으로 뒤집을 가능성은 사라졌다.

한화로서는 남은 경기를 최대한 많이 잡고, 경쟁팀들이 떨어져 내려오기만 바라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 1경기, 1경기가 결승전과 같다. 그 중에서도 확실한 에이스 카드인 로저스가 나오는 날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로저스는 이날 포함 앞으로 최대 4경기 정도 선발등판이 가능하다.
지난달 KBO리그에 데뷔한 로저스는 막대한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하고 있다. 7경기 4승1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 중이다. 경기당 평균 8이닝으로 압도적인 이닝이팅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로저스가 나온 7경기에서 한화는 4승3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4승 모두 로저스가 8이닝 이상을 책임진 경기들이다.
선발과 구원 가릴 것 없이 투수들의 힘이 떨어진 한화는 로저스가 나오는 날마저 지면 끝장이다. 로저스는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6일 대전 LG전에서 완투승으로 팀의 5연패를 끊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13일 사직 롯데전에서도 8⅓이닝 동안 개인 최다 타이 129개의 공을 던지며 10피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막고 한화의 5연패를 끊은 바 있다. 다시 2연패에 빠진 한화로서는 '연패 스토퍼' 로저스의 힘이 또 필요하다.
그런데 상대가 만만치 않다. 로저스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긴 NC와 리턴매치를 벌이게 된 것이다. 로저스는 지난달 27일 마산 NC전에서 6이닝 4피안타 3볼넷 9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개인 최소 이닝에도 최다 타이 129개의 공을 던졌을 정도로 NC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에 말려들었다. 설상가상 심판 판정에 흥분한 나머지 이닝을 마친 후 덕아웃에서 글러브를 집어 던지는 돌출행동으로 이튿날 엔트리 말소되기도 했다.
로저스와 선발 맞대결을 벌이게 될 NC 외인투수 재크 스튜어트도 만만치 않다. 후반기 10경기 4승1패 평균자책점 2.26으로 이 부문 리그 전체 1위로 상승세에 있다. 절체절명 위기에 빠진 한화로서는 여러모로 힘겨운 상황, 과연 괴물 에이스 로저스가 다시 한 번 팀을 수렁에서 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