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 투 테이블은 캐딜락이 브랜드 슬로건으로 내건 볼드 럭셔리를 만끽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캐딜락 모델 시승은 물론, 캐딜락 오너 및 가망 고객들만을 위한 만찬이 준비된다. 국내서는 곧 진행될 예정이며 이에 앞서 '허세 셰프' 최현석 셰프가 총괄하는 엘본 더 테이블(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로드 투 테이블을 체험해 봤다.
로드 투 테이블의 만찬은 레스토랑의 기존 판매 메뉴가 아닌 캐딜락만을 위해 새롭게 개발된 요리들이 차려진다. 여유롭게 만찬을 즐기며 캐딜락의 볼드 럭셔리에 대해 논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후 차량 시승은 CTS와 ATS, ATS 쿠페 중 선택 한 뒤 엘본 더 테이블에서 출발해 인천 영종도 을왕리의 카페오라에서 운전자를 교체했다. 총 주행거리는 약 140km.

1시간 정도의 짧은 시승이었지만 ‘CTS’는 캐딜락만의 감성을 온 몸으로 표현한다. 겉모습부터 주류와는 노선을 달리한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이 매끈한 몸매를 자랑하는데, ‘CTS’를 비롯한 캐딜락의 모델들은 바위 같은 모습이 그들만의 매력이다.
언제나 그렇지만 디자인은 특히 개인의 호불호가 가장 먼저 드러나고, 갈린다. 은근한 맛을 선호해 평소 캐딜락 모델에 큰 관심이 없었던 기자와 달리, 동료 기자는 “캐딜락 디자인 좋다”며 짧고, 분명하게 의사를 나타냈다.

역시 자동차는 도로 위에서 봐야 제 모습이 드러나는 걸까. 도로를 함께 달리는 것을 보고 처음으로 ‘예쁘다’고 생각했다. 수직으로 뻗은 헤드램프는 정면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과의 조화보다는 그릴을 위한 보조로 자리를 잡고 있다.
후면부는 보조등과 크롬장식 등이 모두 수평으로 마무리 돼 차량을 더 넓어 보이게 하며 마찬가지로 수직의 테일램프는 양 끝에서 포인트로 활약을 한다. 그 동안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이날 준비된 ‘CTS’와 ‘ATS(쿠페)’ 모두 도로 위에서 다른 차들에 비해 ‘튄다’는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확실하게 자기PR을 하고 있었다.
외모에서 비롯된 선입견이 있었는지 ‘CTS’는 생김새와 달리 전혀 묵직하지 않았다. 여성 운전자가 이끌기에도 무리가 없는 모델이다. 3세대 ‘CTS’는 이전 모델보다 130kg 이상 차체가 가벼워졌다(1725kg). 4륜구동 모델은 70kg이 더 나가지만 액셀이나 브레이크를 밟아도 무거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2.0L 4기통 직분사 터보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를 이뤄 성능을 내는 ‘CTS’의 가속력은 민첩함 보다는 은근함과 부드러움으로 승부를 봤다. 중속에서 고속으로 넘어갈 때 탄력이 다시 붙는 순간이 있지만 일반 운전자가 버퍼링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댐핑 시스템 중 하나인 최첨단 자기 유동체 전자제어기술인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MRC)이 탑재, 중심을 잘 유지해 각도가 큰 곡선 구간에서도 한 쪽으로의 치우치거나 쏠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고성능 브렘보 브레이크는 예민하지 않고, 담담한 브레이크는 급제동 시 충분한 제동력을 발휘했다.
‘CTS’는 작은 부분들에서 배려가 느껴지는 곳들도 있었다. 센터페시아 쪽에 운전자의 무릎이 닿는부분을 가죽으로 덧댔고, 드라이버 어웨어니스 패키지’에 포함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은 양쪽 사이드 미러에 부딪히는 모습이 치인 별처럼 그려져 있어 귀여움을 자아냈다.

평일 낮, 올림픽대로를 편도 약 70km의 주행 후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8.9km/l.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고, 서울 도심의 정체도 겪었던 동료 기자는 8.4km/l를 기록했다. ‘CTS’ 4륜구동 모델의 공인연비는 복합변기 기준, 9.6km/l다.
아쉬운 부분도 다소 있었다. 인테리어 고급화를 위해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탑승자의 손길이 닿는 곳은 여러 질감의 가죽과 우드 소재를 사용했는데, 캐딜락의 의도와는 달리 통일감이 떨어져 복잡해 보였다. 글로브박스는 좁고, 공간이 나뉘어 활용성이 떨어졌다. 200ml 생수 2통이 들어가면 꽉 찬다. 큼직큼직한 계기판과 HUD(헤드 업 디스플레이)는 주행 중 시인성은 좋으나, 색감이 촌스럽다.
또, 터치로 입력되는 버튼들의 응답성이 다소 떨어져 여러 번의 손길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무선충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S6’와 ‘갤럭시 노트5’, LG ‘G2’와 같이 스마트폰 자체에서도 무선충전 기능이 탑재돼 있는 최신기종만 지원한다. 간혹 기기에 따라 무선충전을 위한 별도 케이스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fj@osen.co.kr
CTS 전측면, ATS 전측면, CTS 내부, CTS 1열, CTS 글로브박스(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