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긴급 진단] SK, 파도타기는 성공할 수 있을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9.18 10: 58

올해 KBO 리그 최대 흥행작은 '와일드카드 진출전 티켓' 신설이다. 4~5위 격차가 일찌감치 벌어져 자칫 맥이 빠질 뻔했지만, 5위까지 가을야구가 가능해지며 롯데, KIA, SK, 한화가 여전히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5위 한화부터 8위 한화까지, OSEN 담당기자들이 5강 진출 가능성을 샅샅이 분석했다.
아주 희망적인 상황도, 아주 절망적인 상황도 아니다. 희망고문이 이어지고 있다. 7위에서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SK의 이야기다. 이제 남은 경기는 14경기. 찾아올 한 번의 파도를 만들고, 그 파도타기를 잘 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SK는 17일까지 60승68패2무(.469)를 기록, 7위에 처져 있다. 5위 롯데보다 3경기를 덜한 가운데 승차는 2경기다. 당장 18일 롯데와의 맞대결이 한 차례 남아있는 등 아직은 5위를 포기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시즌 전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승은 몰라도 포스트시즌 복귀는 가능할 것”이라던 전망과는 동떨어진 성적이다. 이미 이 자체만으로도 성공한 시즌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서 마지막 목표라고 할 수 있는 5위가 더 절실하다.

▲ SK, 이래서 가을야구 한다
객관적인 전력은 여전히 괜찮다. 다른 팀에 비해 확 앞서 갈 전력은 아니라는 게 증명됐지만 그렇다고 떨어질 전력은 전혀 아니다. 한동안 축 처져 있던 분위기도 많이 좋아졌다. 선수들의 집중력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 싸울 준비는 됐다고 볼 수 있다. 관건은 한 번의 가파른 상승세를 만들어갈 수 있느냐인데 연승이 필요하다. 다행히 기대를 걸어볼 만한 구석이 몇몇 있다.
불펜은 SK의 가장 큰 밑천이다. 트레이드로 가세한 신재웅, 부상에서 복귀한 박정배 박희수의 존재로 SK는 4~5회부터 불펜으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리그의 대표적인 팀 중 하나가 됐다. 좌우 구색도 비교적 잘 맞는다. 초반 기세만 잡을 수 있다면 가져온 흐름을 지켜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13일 마산 NC전에서 치명적인 역전패를 당하기는 했지만 1년에 한 두 번 있을까 말까한 경기였다. 그 경기로 SK 불펜의 역량을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 벤치의 투수교체 타이밍이 더 중요해졌다.
시즌 내내 힘을 쓰지 못하던 타선도 점차 살아나고 있다. 간판타자인 최정은 여전히 봉와직염 증상으로 빠져 있지만 대체 자원인 이대수가 맹활약 중이다. 공격에서의 공백은 크지 않다. 여기에 트레이드로 합류한 정의윤이 4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 중이고 한동안 타격감이 떨어졌던 이재원 김강민 브라운은 성적과는 별개로 타구질이 좋아졌다는 게 한눈에 들어온다. 서서히 계산이 서 가는 타선이다. 속죄의 시즌 막판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
▲ SK, 이래서는 위험하다
가장 중요한 선발진이 다소 허약하다. 김광현이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고 메릴 켈리까지는 그럭저럭 계산이 서는 투수다. 그러나 나머지 투수들은 미지수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크리스 세든은 아직은 들쭉날쭉한 피칭이다. 박종훈은 경험이 부족하고 윤희상은 17일 대구 삼성전에서 봤듯이 시즌 막판 정상적인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연승이 이어지려면 선발투수들의 연속적인 호투가 필수다. 선발진에 다른 대안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다.
타선은 기복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시즌 내내 엇박자에 시달려온 것도 문제다. 어느 한 선수가 잘하면, 그동안 잘했던 어느 한 선수는 처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최근도 좋은 팀 타선에 가려 있을 뿐 이런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최정의 복귀가 얼마나 큰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최정은 발목 부상 이후 타격감이 그리 좋지 않았다. 열흘 이상을 쉰 상황에서 타격감을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5위 싸움을 벌이는 팀 중 가장 많은 경기가 남았다는 점은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상위권 팀과의 경기가 많이 남았고 일정도 빡빡하다. 다른 팀은 선택과 집중을 할 수도 있지만 SK는 그런 여력이 없다. 7월까지는 체력을 안배하고 8월 이후 치고 나가겠다는 SK의 시즌 구상은 이미 여러 부분에서 비틀댔다. 분명한 것은 현재 SK는 5위 싸움에서 불리한 여건이다. 선수단도, 그리고 코칭스태프도 다른 팀들보다 더 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다리고 있는 것은 3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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